논문/단행본

[세종정책연구 2026-08] 동맹환경 변화와 한미동맹 현대화 추진 방향

등록일 2026-11-03 조회수 64 저자 신범철

한미동맹은 지난 70여 년 동안 많은 변화를 겪으며 발전해 왔으며, 국제정세의 변화, 북한 위협의 증가, 미국 행정부의 대외정책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대한민국 이재명 행정부 간에도 지속적인 협력이 이어지고 있으며, 오늘날 한미동맹은 군사 분야 외에도 경제, 기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하는 포괄적 동맹으로 전환되고 있다. 다만, 여전히 군사동맹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 고도화와 미・중 전략경쟁 심화라는 엄중한 도전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미동맹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익을 주고받는 거래적 관점보다 공동의 가치와 위협 인식을 공유하는 일이 중요하다. 지난 70여 년 간의 동맹이 굳건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당위성 못지않게 현실적인 대응도 중요하다. 당장의 갈등이 미래의 협력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미동맹 주요 현안과 관련하여 양국의 관심 사항과 대응 방안을 살펴보기로 한다.

 

작년 11월에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의 내용을 보면 대한민국은 동맹 현대화를 위해 국방비를 GDP 대비 3.5% 수준으로 증액하고, 25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 및 주한미군에 대한 포괄적 지원을 이행하는 데 합의했다. 그 대신 대한민국은 전작권의 조속한 전환과 우리 군의 숙원인 핵추진잠수함 건조 및 연료 조달 협력이라는 약속을 받아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과 강력한 ‘일체형 확장억제’를 제공하는 대신, 주한미군이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역내 기여도를 높이는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했다.

 

동시에 한미 양국은 호혜적 영역에서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한미 간 우주 사이버 영역을 포함한 다영역 작전 능력 발전, 조선 협력, 그리고 한미 방산 공급망 협력 등이 그것이다. 이 분야는 한미 양국 간 의무와 권리 이행에서 자유로운 공동의 협력 영역이기에, 그 추진에 정치적 부담이 없고 동맹 발전에 무한한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군사적 차원에서 양국 군 간에 속도감 있는 협력이 필요하다.

 

향후 국제정세의 변화나 미국 행정부의 입장 전환 등에 따라 동맹 현대화는 여러 도전을 맞게 될 것이다.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능동적으로 국방예산 증액, 미국 무기체계 구매, 제한적인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수용 등을 제공하며 우리의 군사 역량 강화, 전작권의 안정적 전환, 다영역 작전 능력 배양, 미국 방산 시장 진출,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적기에 확보하고, 이를 위한 미 의회 설득을 통한 관련법률 개정을 이루어 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국방비의 효율적 사용을 위한 회계 전략 구체화와 미국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한 미 해군 함정 MRO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 동시에 실질적으로 미국 방산 시장 진출 사업의 성공 사례도 만들어야 한다. 핵추진잠수함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 기본 합의문을 작성해야 하며, 미국산 무기 획득과 관련한 체계적인 정책 집행도 필요하다. 중기 차원에서는 전작권 전환을 위한 능력 확보와 검증 완료가 필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가급적 조기에 조건을 달성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 한미 양국 간 협의가 잘 진행될 수 있는 로드맵을 정비한다면 불필요한 갈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핵추진잠수함 관련 미국 의회의 지지 확보와 원자력협정 예외 조항도 통과시켜야 한다. 동시에 RDP-A 체결을 완료함으로써 한미 양국 간 방산 공급망 협력 활성화의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장기 차원에서 5년 이상을 내다보며 한미동맹이 다영역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육・해・공은 물론이고 우주 및 사이버 작전을 공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우리 군의 능력도 배가해야 한다.

 

한편, 한미동맹은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동맹 중 하나로 평가받아 왔지만, 양국의 전략적 우선순위와 국익의 차이로 인해 군사・안보 분야에서 잠재적이거나 표면화된 갈등 요인들이 존재한다. 첫째, 글로벌 전략과 지역 안보의 우선순위 충돌이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주한미군을 포함한 아시아 배치 전력을 유연하게 운용하고자 한다. 하지만 우리의 입장은 주한미군의 최우선 목적이 북한의 도발 억제 및 대남 전면전 대비에 있다. 이러한 갈등을 예방하는 일이 중요하며, 미군의 유연성을 허용하는 대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우리 군은 한반도에서 북한 억제에 중점을 두는 방식의 협력이 필요하다.

 

둘째, 전작권 전환 시기와 조건이다. 전작권을 대한민국군으로 조속히 전환하려는 대한민국의 요구와 대한민국군의 주도 능력이 엄격히 검증되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이 미세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조속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한다 해도 미래연합사의 능력 검증 평가 기준을 충족하는 노력을 병행하며 추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논쟁이 연합방위태세 약화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며, 무기체계의 하드웨어적 측면 외에도 군의 작전 전문성 제고를 위해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전작권 전환 시기를 앞당겨야 한미 군사당국 간 신뢰가 유지될 수 있고, 유사시 한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미군의 기여가 줄지 않을 것임을 유의해야 한다.

 

셋째, 확장억제의 구체화 및 내실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미국은 한국이 지속적으로 요구하지 않으면 적정 수준의 확장억제 협력으로 만족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핵 위협의 고도화를 직면하고 있는 우리 입장은 달라야 한다. 미국의 확장억제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 핵협의그룹(NCG)을 통한 '한미 공동 핵 기획 및 실행' 체계를 구체적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확장억제와 관련한 양국 간 작전적 수준의 협력이 완성되어야 하며, 그 내용에 북한이 핵무기로 우리를 위협할 때 미국 전략 자산의 한반도 전개 시기와 우리가 요구할 수 있는 ‘핵 옵션’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대한민국군의 첨단 재래식 전력과 미국의 핵 전력을 통합 운용하는 '재래식-핵 통합(CNI)' 훈련을 고도화하여 신뢰를 공고히 해야 한다.

 

유의해야 할 것은 한미 간 갈등의 극복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양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서로 간의 신뢰를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일방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호혜적 관행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거래에 기반한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 현대화에 호응하면 서도, 미국을 설득하며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이루어 내야 할 과제들을 시간적 지연 없이 풀어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