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인민공화국 출범 이후 마오쩌둥 생존 시까지 굴곡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개혁은 꾸준히 이루어졌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서로 다른 경제 시각을 지닌 정치 그룹이 공존했고, 상이한 경제관이 정치화되면서 정치투쟁을 빌미를 제공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바로 그런 전통이 향후 공산주의 경제제도 자체를 뿌리 채 흔든 마오 사후 덩샤오핑에 의한 획기적인 개혁개방 정책의 뿌리였다. 그러나 1989년 천안문 사태를 계기로 후야오방과 자오쯔양의 실각되면서 줄곧 존재했던 서로 다른 경제 시작을 지닌 경쟁적 정치집단의 공존질서는 무너지게 된다. 이 말은 서로 다른 경제 시각이 정치화되는, 즉 과거처럼 다른 경제정책 때문에 정치경쟁 혹은 투쟁에 불이 붓는 현상이 사라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결국 과거 오랫동안 축적됐던 경제개혁에 대한 정치 동력의 상당 부분이 상실됐다는 뜻이다. 정치와 경제가 분리된 후 공산당의 정치권력은 오히려 강화됐지만, 반대로 경제개혁은 더욱 가시화되는 대단히 어색한 상황이 전개된다. 쟁점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한가이지만, 본문의 분석은 그것이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다시 말해 경제개혁의 동력을 제공하던 정치구도, 즉 서로 다른 경제시각을 지닌 경쟁적 정치 집단이 사라지게 됨으로써 경제개혁에 대한 동력 역시 대단히 약해졌다는 결론이 가능해진다. 정치 및 체제가 수탈적인지 아니면 포용적인지에 따라서 지속적인 경제발전이 결정된다는 최근의 이론 역시 다음과 같이 위의 논리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중국의 경우 포용적 정치제도를 도입하는 정치개혁 없이는 경제개혁 역시 힘들어지고, 그 결과 경제는 물론 정치체제 모두가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