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후반부 대부분 미국정치에서는 보수주의의 헤게모니가 펼쳐졌다. 2008년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민주당이 상ㆍ하원의 제1당을 차지하면서 잠시 주춤하는 듯 하지만 보수주의는 여전히 미국 내 양대 세력의 하나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러한 보수주의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미국보수주의가 오늘 날의 위상을 갖게 된 데는 대공황 이후 짜여진 뉴딜연합의 철옹성을 부수는 오래고 험난한 과정을 겪어야 했다. 보수주의 연구는 미국 자체에서도 스스로 의문시할 만큼 자유주의나 사회주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분야로 꼽힌다 . 이 글의 목표는 미국 보수주의 운동을 지성사적 측면에서 기원과 확대발전을 분석하는 것이다. 분석의 초점은 운동의 타이밍과 추동세력이다. 전후 미국의 정치사적 과정을 통해 보수주의 이념이 어떻게 지배적 언술로 자리잡게 되는지를 살펴본다. 첫째 부분에서는 분석의 대상인 보수주의 자체에 대한 용어정의를 시도한다. 둘째 부분은 보수주의가 처음 등장하는 배경을 통해 기원을 분석한다. 이 시기는 정치사적으로 뉴딜연합의 해체기에 해당하는 1960년대에 끝난다. 셋째 부분은 보수주의 최정상기라고 지적되는 1980년대 레이건 혁명과 종교적 우파의 부상을 살펴보려 한다. 분석의 초점은 왜 이때 다양한 우파 연합이 공화당을 중심으로 뭉쳤는가에 다가간다. 넷째는 냉전 종식 후 보수주의가 어떻게 분화되는가를 분석한다. 보수주의의 분열은 냉전의 종식으로 보수주의를 이루는 한 축 반공주의가 자연스럽게 과거의 흡인력을 상실한 결과이다. 다섯째는 9/11 이후 네오콘의 급부상과 보수주의의 분열을 논의한다. 주로 일방주의적 외교정책의 근간을 제공한 네오콘이 어떻게 권력에 접근하게 되었는가를 설명한다. 여섯째 부분에서는 2008년 대선 패배 이후 미국보수주의의 장래에 대해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