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와 국가의 복지에 대해서는 방대한 연구가 존재하며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공산주의 체제를 경험한 국가의 복지문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전무한 편이다. 선행연구가 풍요롭지 못한 상황에서 이 분야를 접근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 글은 이같이 어려운 작업의 첫 삽에 해당한다. 글의 목적은 이행기 사회가 경험하는 빈곤과 불평등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행기 사회의 동학을 분석하는 것은 자본주의 정치경제를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전혀 다른 체제와 이념을 지향하면서 수십 년을 지속해왔었기 때문이다. 관찰의 시기는 최근보다는 이행기 이후 10년 간에 한정하여 역사적 연구를 지향한다. 이 시기에 주요 변화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이행기 사회에서는 공통적으로 불평등이 증가한다. 과거 공산주의 사회로부터의 이행이라는 초기 조건을 생각할 때 불평등의 심화는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불평등 정도가 나라마다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그냥 지나칠 일은 아니다. 1980년대 이행은 불확실성의 시대였다. 이행기 사회에서는 실업이 증가하고, 소득이 감소하고 빈곤이 심화되고 사라졌던 질병마저 다시 등장하였다. 이행기는 그러나 동시에 희망의 시대이기도 하다. 자본주의의 도입으로 일부에서 부의 축적이 이루어지고 소비재의 획득이 용이해지고 서비스의 질이 좋아졌다. 공산주의 독재시대와는 달리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글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행기 이전의 모습을 파악하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역사적 유산은 후에 등장하는 복지국가의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준다. 둘째 부분에서는 이행기 직후의 사회정책의 변화를 본다. 어떠한 압력으로 어떤 분야의 복지개혁이 이루어졌는가를 서술한다. 셋째, 노동시장의 변화가 사회복지체제에 주는 영향에 대해 논의한다. 이행기 이후에 발생하는 노동시장의 대격변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넷째는 요약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