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전통적으로 국방산업과 이에 연관되는 주요 산업들의 발전을 우선해 왔다. 북한의 이러한 전통적인 발전전략이 최근에 들어 변화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국가발전전략의 변화이다. 경제발전과 인민생활의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면서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의 각종 발언 속에서 군(軍)과 군수산업의 역할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경제적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군수공장에서의 민수제품 및 자본재 생산, 민수기업과 공장들의 현대화 사업에 군수산업 소속 기술자들의 지원, CNC기술의 민수산업에의 적용 및 확산 노력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군수산업이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이론적 쟁점을 검토하고 이를 토대로 북한 당국이 군수산업의 경제적 역할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김정은 집권 이후 군수산업의 경제적 역할이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확인할 수 있는 사례들을 살펴보면 민수전환의 성격을 갖고 있으나 본격적으로 착수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정책적, 제도적 뒷받침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향후 북한 당국이 민수전환을 성과적으로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면 북한 당국은 지금보다 장기적 전망과 목표를 갖고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성공적인 전환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할 때 북한의 민수전환은 전면적으로 진행되지는 않더라도 부분적으로 그리고 점진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본 논문 작성에 많은 도움을 받고 활용했던 연구 성과들을 정확히 반영하여 다시 게재함.(각주 12, 28, 39, 50,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