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정치학에서는 중견국 외교의 이론과 실제 사례에 대해 다양한 관점의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본 연구는 중견국 외교의 주목할 만한 사례로서 동남아시아 10개국 연합인 아세안의 외교전략을 네트워크 이론의 관점에서 고찰하였다. 10개 회원국은 안으로는 아세안이라는 네트워크 속에서 개별 국가의 한계를 넘어서는 힘을 창출하고 밖으로는 아세안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힘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었다. ARF, ASEM, 아세안+3, EAS, RCEP 등은 모두 아세안에 뿌리를 두고 있는 대표적인 협의체들이다. 아세안은 다양한 지역 협의체의 핵심적인 행위자로 주목받으며 세계 5위권 경제로 도약할 수 있었다. 이처럼 양방향으로 네트워크 외교전략을 추구하면서 아세안이 강조한 중심성(centrality)은 네트워크 이론의 핵심 원칙이기도 하다. 아세안이 전개한 외교전략을 살펴보면 네트워크 이론에서 강조하는 매개성(Betweenness), 근접성(Closeness), 연결성(Degree)의 3대 요소를 통해 중심성을 구현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아세안의 외교전략에서 10개 회원국을 규합하는 내부 중심성은 외부 행위자들을 연결하는 아세안 대외 중심성의 필수 요건이다. 회원국간 공통의 가치와 규범의 토대를 넓혀 보다 강력한 중심성을 확보하기 위해 ‘아세안 방식(ASEAN way)’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한편 한국은 아세안의 네트워크에서 발견되는 구조적 공백을 메움으로써 對아세안 외교에서의 위상을 높이는 한편 네트워크 전략을 활용한 새로운 중견국 외교의 방향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