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 전쟁이 무역 충돌을 넘어 화웨이와 5G, 인공지능(AI), 대만해협, 홍콩 민주화, 신장(新疆)과 시짱(西藏) 소수민족, 남중국해 분쟁, 일대일로(一帶一路) 등 전 방위적으로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미중간 신냉전적 분위기하에서 가장 예민하고 격렬하게 부딪치는 문제가 대만해협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 미국, 대만 3자 군사-안보적 대립과 갈등 상황이다. 이미 중국군은 비대칭전략능력을 크게 향상시켜 나가 미국과의 군사력 경쟁에 철저히 대비하는 중이며 늦어도 2049년까지 세계 일류군대로 확실히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세계 제2위 경제력을 바탕으로 각종 첨단무기개발 가속화와 대규모 육해공 연합훈련 강화 등을 벌이고 있어 핵심이익 수호 차원에서 대만 문제를 위해 미국의 역내 개입과 도전에 적극 대응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대만해협을 놓고 미중간 치열한 군사적 대립과 위기고조는 한반도 안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이다. 이미 중국은 대만문제는 포기할 수 없는 자국의 핵심이익(核心利益)이자 주권사안으로 설정하여 강경한 대응을 밝히고 있어 추가적인 조치가 예상된다. 이에 미국 역시 인도-태평양 전략과 쿼드를 공식화하고 나토(NATO), 영국, 독일, 프랑스 등과의 대규모 해상연합군사훈련 실시 및 함정 파견을 통해 대만해협에 대한 강력한 개입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새롭게 부임한 폴 라캐머러 신임 주한미군사령관도 향후 주한미군은 한반도 안보상황 대응뿐만 아니라 역내 분쟁 사안인 대만해협 분쟁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모든 군사적 옵션 방안 등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 밝히고 있어 대만문제가 점차 한반도 안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였다. 만약 대만해협을 놓고 미중간 군사적 대립과 갈등이 지속 될 경우 한미관계뿐만 아니라 한중관계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중국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및 쿼드 추진,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 미군 주도의 역내 미사일 방어망(MD)과 미사일 전략무기(중장거리 미사일) 역내 배치 가능성 등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미국은 새로운 대중전략 추진차원에서 전 세계 동맹국과 나토(NATO)협력강화, 인도-태평양 전략과 쿼드추진,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을 다시금 강조하면서 한국의 적극적인 동참 요구가 예상된다.
향후 대만해협에서 위기가 발생할 경우 미국은 한국에게 대중 군사 방어연합 동참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기존 한미동맹 역학의 확장을 요구할 것이며 한국은 세력균형, 위협균형, 편승과 같은 전략적 선택을 요구받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어 대만해협 위기 발생 시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세분석과 함께 각종 대응을 위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처럼 작금의 대만해협을 둘러싸고 급변하는 미중전략 경쟁 구조하에서 한국은 미중 양국 모두 어느 한쪽을 선택하여 다른 한쪽을 적으로 만드는 정책에서 탈피하여 한반도 비핵-평화 프로세스, 동북아 평화경제공동체 구축을 통한 새로운 역내질서 모색을 최종 목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치열한 미중 전략적 경쟁 구도속에서 여러 가지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어려운 측면이 있으나 대만문제를 놓고 미중간 갈등 심화로 인해 역내 안보정세가 갈수록 불안정한 상황 하에서 쿼드와 같이 어느 특정 국가가 포함될 수 없는 배타적 다자주의가 확대 되지 않도록 한국 역시 신중하고 균형적인 정책을 펼쳐 나가야 될 것이다. 이를 위해 한미동맹 못지않게 중국과의 2+2 외교-안보 고위급 회의 개설, 한중간 1.5채널 활성화 등과 같은 보다 전략적이고 국익 중심의 정책 노력이 요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