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이후의 일본경제는 버블경제의 붕괴로부터 시작해서 지속적인 저성장 또는 마이너스 성장을 지난 30년간 보이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일본경제의 이러한 추락 및 장기불황은 80년대까지의 경제성장을 고려할 때 매우 의아스러운 것이 아닐 수 없다. 전후에 있어서 일본은 패전 후의 폐허와 70년대 초의 석유위기 등과 같은 수많은 위기를 극복한 것에서 보듯이 위기와 도전에 슬기롭게 대응해 이겨냈고, 그러한 강인한 이미지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본 고에서는 일본(경제)의 이러한 장기간의 실추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검토하면서, 그러한 실마리로서 일본(경제)의 재생과 관련해서 일본정부가 오랫동안 초점을 맞추었던 것 중의 하나인 지방(창생)정책에 대해서 검토했다.
일본의 장기불황과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가설을 상정해 검토했다. 첫째는 일본 정치경제체계의 강점으로 제기되는 정부와 기업 사이의 긴밀한 업무협력체계나 피고용자의 소속회사에 대한 충성심 등의 네 가지 구성 요소들 중에 어느 하나 또는 모두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가설이다. 둘째는 90년대 이후로 눈부시게 발전하는 IT기술이 요구하는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두 가지 설명 및 측면들은 또한 일본의 기능부전에 대해 포퓰리즘적 정치나 정치리더십의 부족, 또는 화합을 중시하는 문화적 요인 등을 연결시킨다. 세 번째 가설은 성장정책에 대한 회의 및 반성으로 저성장에도 불구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에서 정책운영을 추진하기에 저성장이 지속된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장기불황에 대한 설명으로서의 대차대조표 불황론은 버블기에 행해진 대출의 버블이 붕괴함에 따라 빚더미로 변해 그에 짓눌린 개인들이 소비를 줄이고 그러한 경향이 변제후에도 지속되며, 기업은 투지를 꺼려하면서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이 계속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는 90년대의 10년간에 대해서는 타당하지만 그 이후의 장기불황에 대해서는 설명력이 부족하다. 이와 관련해서는 일본에서 디지털화와 같은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이유로 신뢰의 측면에서 대면방식을 더 중시하는, 예를 들어 행정상 전통의 도장사용 등을 중요시하는 문화적 요인이나 근본적인 구조조정에 미온적인 정치적 요인들이 제시됐다.
또한 70년대 이후 제기된 성숙국가로의 지향, 즉 양적인 성장 보다는 질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국가론도 90년대 이후의 초저성장기를 맞이하여 제기됐는데 이 역시 한 몫을 한 것으로 검토했다. 이와의 연관 하에서 지방창생정책이 도입된 배경과 그 성공사례에 대해서 간략히 검토했다. 일본경제의 초저성장 경향이 앞서 언급한 대차대조표불황의 측면과 더불어, 저출산율이나 고령화, 그리고 지방소멸과 같은 사회적 문제와 디지털화에 저항하는 문화적 요인들이 어우러져 발생하기에, 지역활성화라는 목표를 제시하여 디지털화와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들도 함께 아울러 대응하고자 한 것이 Society 5.0이라는 미래비전 하의 지방창생정책이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진에 대한 성과가 아직은 미진하지만, 성장정책의 하나로서 추진된 지방창생정책을 중심으로 볼 때 명확한 점은 지방창생에 있어서 주요한 문제로 지적된 동경일극집중화의 탈피라는 하나의 문제만이 아니라, 그와 함께 저출산문제나 고령화문제, 그리고 지방소멸추세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에의 시사점을 찾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