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의 재선(2004) 이후 러시아는 대외관계에 있어서 보다 공세적인 독자노선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구 소련 지역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석유와 천연가스의 제공을 무기로 동원하고 있다. 러시아는 또한 중앙아시아에서 미군의 주둔을 끝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더해 푸틴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일방주의’를 공공연히 비판하고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 글은 일견하여 공격적이고, 때로는 제국주의적이기까지 한 러시아의 대외정책이 종전 러시아가 천명했던 서방 및 주변국가들과 실용주의적인 적응 및 협력의 정책과 결별한 것인지 여부를 살피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이 글은 무엇보다도 대외관계에 대한 정책 엘리트와 일반 시민의 인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결론적으로 러시아의 대외정책은 푸틴 대통령이 주창해온 이른바 ‘실용주의’ 노선에서 아직은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