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목적은 오스트리아와 핀란드의 중립화 외교정책의 기원과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다. 오스트리아와 핀란드는 제2차 대전 이후 중립화 정책을 표방하여 국가적 안위와 경제적 번영을 추구하는데 성공해 왔다. 이 두 나라의 규모는 지리적으로 속해있는 유럽을 기준으로 하면 작은 나라이다. 핀란드와 오스트리아의 인구는 각각 5백만과 8백만이다. 작은 나라들은 국제정치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안보관련 연구는 강대국에는 많은 관심을 쏟은 반면 작은 나라들에 대해서는 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국제정치나 안보가 강대국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은 약소국은 강대국 정치의 산물이라는 현실에 바탕을 둔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작은 나라들은 현실적으로 존립하고 그들의 움직임은 역으로 강대국의 국제정치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재조명되어야 한다. 핀란드와 오스트리아를 관심지역으로 선정한 것은 이 두 나라가 갖는 여러 가지 공통점 때문이다. 우선 지정학적으로 보면 두 국가는 강대국 틈바구니에 끼여 있고 주변 강대국은 이들을 전략적 요충지로 여겼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발틱해 남쪽으로는 독일이 있다. 역사적으로 19세기 이후 독일과 러시아는 적대적 관계 하에서 크고 작은 많은 전쟁을 경험했다. 특히 러시아는 핀란드가 독일의 교두보라는 인식을 갖고 핀란드를 자신의 영향력 속에 포함시키려고 노력했다. 핀란드는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롭기 위해 중립화를 추구했다. 한편 오스트리아는 유럽의 중앙에 위치하여 역사적으로 프랑스, 독일 및 러시아의 강대국 정치의 역학구도에 의해 막대한 영향을 받았다. 제1차 대전 이후 작은 나라로 ‘전락한’ 오스트리아는 중립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구하였다. 역사적으로 이들의 외교적 운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와의 관계가 필수적이다. 러시아는 핀란드와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강대국이었고 이기 때문이다. 글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이론적 부분으로 중립적 외교안보정책의 가능성 여부를 진단하고자 한다. 기존의 지배적인 강대국 중심의 현실주의 이론과는 달리 중립화가 어떻게 가능한가를 논의한다. 둘째는 오스트리아와 핀란드의 중립화 정책의 기원을 추적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를 주변 강대국과의 역학관계 속에서 보고자 한다. 세 번째는 중립화 정책이 어떻게 진화하는 가를 논의한다. 넷째는 결론으로서 오스트리아와 핀란드의 중립정책이 전후 어떻게 진화되었는지를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