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통일과 대북문제는 정치적 입장에 따라 견해의 차가 가장 큰 분야이다. 남북전쟁 이후 이 문제에 대해 보수와 진보 정치세력은 각자의 프로젝트를 제시하여 경쟁하고 대결해왔다. 민주주의에서 정치엘리트의 정치적 목표는 지지층과 투표자의 선호를 벗어나면 성공할 수 없다. 자신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정치적 목표의 정당성을 ‘홍보’하여 지지를 넓히려 한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지지자와 투표자의 선호를 조사하고 감안해야 한다. 일반 한국인이 북한과 통일에 대한 선호는 정치엘리트가 고려해야 할 마지노선이며 그렇지 않으면 아래로부터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이 연구의 목표는 통일과 남북관계에 대한 한국인의 선호를 정치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음의 순서를 밟을 것이다. 첫째, 지난 10년 이상 동안 통일이나 북한에 대한 인식이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는 2003∼2018년간의 여론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할 것이다. 둘째, 정책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프레임을 규정하는 균열구조를 논의한다. 인간은 다양한 정체성의 존재라는 관점에서 세대, 정치이념 및 민족주의 등이 통일관과 북한인식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하려는 것이다. 셋째, 선행연구에 대한 논의이다. 통일과 북한문제는 정치적 프로젝트이자 국가적 아젠다이기 때문에 당연히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최근 5년 동안 활발했던 경험연구가 정치성향, 정당정체성, 민족정체성, 세대, 편익계산 등의 설명을 제시한다. 나는 선행연구의 성과를 기반으로 하면서 이와 관련되거나 아니면 소홀히 취급된 쟁점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넷째, 경험적 설명으로서 통일 및 대북정책의 사회적 기반을 다섯 가지로 분리하여 제시할 것이다. 1) 정치적 정향과 정당일체감, 2) 민족정체성, 3) 세대, 4) 계급, 5) 386세대가 어떻게 북한인식과 통일인식에 영향을 주는지 논의할 것이다. 다섯째는 다섯 요인이 각각 어떻게 얼마나 다른지에 대해 압축적으로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