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의 다영역임무부대(MDTF: Multi-Domain Task Force)가 한반도에서 새로운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제2 MDTF의 일부 전력을 주한미군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가운데, 제3 MDTF 역시 작년부터 한미연합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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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다영역임무부대(MDTF), 거부방어와 확장억제의 새로운 선택지 |
| 2026년 10월 27일 |
조비연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 bjo87@sejong.org
미 육군의 다영역임무부대(MDTF: Multi-Domain Task Force)가 한반도에서 새로운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제2 MDTF의 일부 전력을 주한미군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가운데, 제3 MDTF 역시 작년부터 한미연합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주한미군의 전력 증강을 넘어, 미국의 인도-태평양 거부방어(denial defense) 전략과 전구 차원의 다영역 작전체계가 한반도 방위에 어떠한 방식으로 결합될 것인가의 문제를 제기한다. 특히 MDTF의 장거리화력 구성요소인 중거리능력체계(MRC: Mid-Range Capability), 일명 타이폰(Typhon)의 운용 확대는 한반도에도 주요한 시사점을 갖는다. 이에 본고는 미국의 거부방어 전략에서 MDTF가 담당하는 역할을 살펴보고, 주요 편제와 배치 현황을 검토한다. 이를 바탕으로 MDTF의 한반도 배치가 갖는 전략적 함의와 한국의 대응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 미국의 거부방어 전략과 MDTF의 역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방전략에서 주목할 변화 가운데 하나는 인도-태평양에서 거부방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2025년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서(NSS)는 제1도련선에서 상대의 침략을 거부할 수 있는 군사태세를 구축하고, 이를 위해 동맹국과 파트너들이 자체 방위능력과 집단방위에서 보다 큰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하였다.1) 2026년 국방전략서(NDS)는 이러한 전략적 방향을 더욱 구체화하여, 제1도련선을 따라 강력한 거부방어를 구축하고 동맹국의 역할 확대를 통해 역내 거부적 억제(deterrence by denial)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하였다.2)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미국이 강조하는 거부방어가 방공·미사일방어와 같은 방어적 수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거부적 억제가 상대방의 공격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들어 공격의 기대이익을 낮추는 것이라면, 최근 미국의 거부방어는 이를 구현하는 수단에서 보다 공세적인 성격을 갖는다. 즉, 상대의 공격을 방어적으로 차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격 수행에 필요한 핵심 군사능력을 직접 타격하거나 무력화함으로써 상대의 작전 성공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거부방어는 상대가 공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군사적 이익을 제한하는 동시에, 공격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데 필요한 능력과 자산에 직접적인 비용을 부과하는 수단까지 포괄한다.3)
이러한 전략 변화의 중심에 MDTF가 있다. MDTF는 미 육군이 중국과 러시아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Anti-Access/Area Denial) 능력에 대응하기 위해 창설한 전구급 다영역 작전부대다. 중국과 러시아가 장거리미사일, 방공망, 전자전, 사이버 및 우주 능력을 결합하여 미군의 전구 접근과 작전 수행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개별 무기체계의 성능 향상만으로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양한 영역의 감시정찰 능력과 비물리적 효과, 장거리 정밀타격을 통합하여 상대의 A2/AD 체계를 약화시키고 합동군의 작전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MDTF의 핵심 임무다.4)
기존 미 육군의 장거리화력이 주로 지상군의 기동과 전투를 지원하는 수단이었다면, MDTF의 장거리화력은 해·공군을 포함한 합동군 전체의 작전 수행을 지원하는 전구급 수단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를 위해 MDTF는 우주·사이버·전자전과 감시정찰을 통해 상대의 핵심 표적을 탐지·식별하고,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장거리 정밀타격과 비물리적 효과를 결합한다. 상대의 방공망, 지휘통제체계, 해상전력과 장거리화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미군의 작전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다. 또한, MDTF는 평시 경쟁에서부터 위기와 전쟁에 이르기까지 연속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평시에는 다양한 센서와 정보능력을 활용하여 상대의 군사활동을 관찰하고 작전환경을 파악하는 한편, 위기 시에는 비물리적 효과와 장거리화력을 결합하여 상대의 군사적 선택지를 제약한다. 전시에는 합동군의 접근을 방해하는 핵심 표적을 무력화하고 전구 차원의 작전 수행을 지원한다. MDTF가 단순한 미사일부대가 아니라, 전구 차원의 군사작전을 가능하게 하는 지원·통합전력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이러한 MDTF의 역할은 미국이 인도-태평양에서 추진하는 분산형 거부방어 태세와도 연결된다. 미국은 과거와 같이 소수의 대규모 고정기지에 전력을 집중하기보다, 전방과 후방에 걸쳐 여러 거점을 활용하면서 전력을 분산·기동시키는 방식을 발전시키고 있다. MDTF는 이러한 분산된 전력을 감시정찰, 지휘통제, 비물리적 효과 및 장거리화력으로 연결하는 핵심적인 작전조직이다. 따라서 미국이 MDTF의 배치와 운용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단순히 특정 지역의 군사력을 증강하는 조치가 아니라, 전구 전체의 작전망을 재편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 MDTF의 편제와 배치 현황
MDTF의 구체적인 전략적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편제와 운용체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MDTF는 기본적으로 다영역효과대대(MDEB), 장거리화력대대(LRFB: Long-Range Fires Battalion), 간접화력방호능력(IFPC: Indirect Fire Protection Capability) 부대, 여단지원대대(BSB: Brigade Support Battalion) 등으로 구성된다. 다만 실제 편제는 담당 전구와 작전적 요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5)
이 가운데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MDEB와 LRFB이다. MDEB는 정보·감시·정찰 및 우주·사이버·전자전·정보작전 능력을 통합하여 표적을 탐지·식별하고, 사이버·전자전 등 비물리적 효과를 생성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LRFB는 이러한 표적정보와 비물리적 효과를 바탕으로 타이폰(Typhon)으로 불리는 중거리능력체계(MRC), 고속기동포병로켓체계(HIMARS), 정밀타격미사일(PrSM), 장거리극초음속무기(LRHW) 등 다양한 장거리화력을 운용한다. 여기에 방공·미사일방어와 군수·지속지원 능력이 결합되면서 MDTF는 표적의 탐지에서 타격, 재배치와 재보급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하나의 작전체계 안에서 수행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여기에서 MDTF와 MRC의 관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MRC는 미 육군의 장거리정밀화력(LRPF: Long-Range Precision Fires)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된 이동식 지상발사체계로, 미 해군이 운용해 온 SM-6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지상에서 발사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특히 사거리 약 1,600km에 이르는 토마호크는 미 육군에 전구급 장거리 정밀타격능력을 제공한다. 그러나 MRC는 MDTF가 운용하는 여러 전력 가운데 하나이며, MDTF의 배치가 반드시 MRC 포대의 배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최근 한반도 배치가 거론되는 전력이 장거리화력대대 전체가 아니라, 감시정찰과 비물리적 효과를 담당하는 MDEB라는 점에서 중요한 구분이다.
한편, 미 육군은 당초 총 5개의 MDTF를 구축하고 각 부대의 장거리화력대대에 MRC 포대를 편성하는 방향으로 전력화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2026년 들어 MDTF의 기능을 보다 상위의 다영역사령부(MDC: Multi-Domain Command)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편제에도 일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6년 6월 워싱턴주 루이스-맥코드 합동기지의 제7보병사단과 제1 MDTF를 결합하여 창설한 다영역사령부-태평양(MDC-PAC)이다.6) 유럽에서도 기존 제56포병사령부와 제2 MDTF를 결합한 다영역사령부-유럽(MDC-E)이 출범하였다. 다만 제2 MDTF는 MDC-E 체계 내에서 계속 운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개편은 모든 MDTF를 해체하기보다 전구별 작전적 요구에 따라 다영역 능력을 보다 큰 지휘구조에 통합하는 변화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 가운데 한반도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부대는 제2 MDTF와 제3 MDTF다. 독일 마인츠-카스텔에 본부를 둔 제2 MDTF는 유럽 전구에서 정보·감시·정찰과 비물리적 효과를 통합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최근에는 이 부대의 일부 전력을 주한미군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으며, 특히 MDEB가 주요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2026년 10월 13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한반도뿐 아니라 주변 지역까지 포괄하는 다층적 감시·탐지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MDTF의 한반도 배치 필요성을 재확인하였다.
한편, 제3 MDTF는 하와이를 기반으로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2025년과 2026년 한미연합훈련에도 참여하였다. 특히 2026년 자유의 방패(FS: Freedom Shield) 연습에서는 한미연합군사령부의 작전을 지원하면서 모의 장거리 정밀화력과 비물리적 효과를 연계하고, 다영역작전센터를 한미 지휘통제체계와 연동하였다.7) 제2 MDTF의 MDEB 이전이 한반도 내 다영역 작전능력의 배치 문제라면, 제3 MDTF의 연합훈련 참여는 역외에 위치한 MDTF의 능력을 한미연합작전체계에 연결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 MDTF의 한반도 배치와 한미동맹에 대한 함의
MDTF의 한반도 배치는 적어도 세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첫째, 주한미군의 역할과 전력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주한미군은 북한의 지상군 침공에 대응하기 위한 전방배치 지상전력과 연합방위체제의 핵심 구성요소로 기능해 왔다. 그러나 최근 미군의 현대화는 대규모 지상기동전력보다 정보·감시·정찰, 장거리 정밀타격, 우주·사이버·전자전 등 고부가가치 군사능력의 중요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MDTF, 특히 MDEB의 배치가 추진되는 것도 이러한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MDEB는 대규모 지상군처럼 상당한 규모의 병력이나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전구 차원의 작전상황 인식과 합동표적처리, 비물리적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 주한미군의 물리적 규모가 크게 늘어나지 않더라도 실제 작전능력과 활동범위는 확대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군이 한반도의 재래식 방위에서 보다 큰 책임을 담당하는 한편, 미국은 한국이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려운 정보·우주·사이버·전자전과 전구급 장거리화력 등 핵심 지원능력에 집중하는 새로운 동맹분업과도 연결된다.
둘째, 한반도 방위와 인도-태평양 지역작전의 연계가 이미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MDTF를 특정 국가의 방위에 한정하기보다, 인도-태평양 전역의 거부방어 태세를 구축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2024년 필리핀에 제1 MDTF의 MRC를 최초로 전개한 데 이어, 2025년과 2026년 일본에서도 MRC를 전개·운용하면서 제1도련선에 걸친 장거리 정밀타격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필리핀과 일본이 MRC의 전방 전개와 장거리화력 운용거점으로 기능하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제3 MDTF의 연합훈련 참여를 통해 다영역 작전능력의 연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제2 MDTF의 MDEB 이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종합하면, 한국에 타이폰이 직접 배치되지 않더라도 한국군과 주한미군은 이미 미국의 인도-태평양 다영역 작전체계와 연계되고 있으며, 역내 동맹국 사이에서도 일정한 기능적 역할분담이 형성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필리핀과 일본이 MRC의 전방 전개 및 장거리 정밀타격능력을 제공하는 거점으로 활용되는 반면, 한국은 자체 정밀타격능력과 감시정찰·지휘통제체계, 그리고 한미연합방위체제를 통해 미국의 전구급 다영역 작전능력과 연결되고 있다. 여기에 MDEB가 실제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한국은 미국의 역내 감시정찰과 비물리적 작전능력을 지원하는 또 하나의 주요 거점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미국의 지역구상에 대한 한국의 참여가 더 이상 타이폰의 한반도 배치 여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의 거부방어 태세는 특정 국가에 모든 군사능력을 집중하기보다, 여러 동맹국의 지리적 위치와 군사적 능력을 활용하여 전방·후방의 감시정찰, 지휘통제, 장거리화력과 군수지원 기능을 분산·연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이 타이폰의 상시배치를 수용하지 않더라도 한미연합훈련과 MDEB의 배치, 한국군의 자체 감시정찰 및 정밀타격능력을 통해 미국의 역내 작전체계와 연계될 수 있다.
이는 한국에 기회와 부담을 동시에 제공한다. 북한의 이동식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연합군의 감시정찰과 표적처리 능력이 강화될 수 있지만, 반대로 한국에 배치된 미군의 다영역 작전능력이 한반도 외부의 군사적 위기를 지원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특히 대만해협이나 동중국해에서 군사적 긴장이 발생할 경우 주한미군의 감시정찰 및 비물리적 작전능력이 어느 범위까지 활용될 것인지, 한반도 방위와 역내 작전 사이에서 어떠한 우선순위가 적용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결국 한국이 직면한 문제는 미국의 지역구상에 참여할 것인가의 이분법적 선택이 아니라, 이미 진행되고 있는 작전적 연계 속에서 한국의 역할과 참여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있다.
셋째, 한국군과 미군의 작전적 통합 필요성이 더욱 높아진다는 점이다. MDTF의 효용성은 독립적인 무기체계나 부대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다양한 군사능력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특히 필리핀과 일본에 전개되는 MRC와 같은 장거리화력도 이를 지원하는 감시정찰, 표적정보와 지휘통제체계가 결합되어야 효과적으로 운용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군의 감시정찰 및 장거리 정밀타격능력과 미국의 우주·사이버·전자전 및 전구급 표적처리 능력 간 연계는 한반도 방위뿐 아니라 미국의 역내 다영역 작전체계에서도 중요해질 수 있다.
이는 현재 추진 중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논의와도 연결된다. 한국군의 한반도 방위 책임과 작전적 주도성이 확대될수록, 미국이 제공하는 핵심 군사능력을 어떠한 지휘관계와 절차를 통해 연합작전에 결합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해진다. 특히 MDTF가 미 육군의 전구급 자산이라는 점에서, 한반도에 배치되는 전력과 역외 MDTF의 능력이 한미연합사령부의 작전계획에 어떻게 연동되고 위기 시 어느 수준까지 지원될 수 있을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결국 MDTF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핵심은 미국의 분산형 거부방어 태세 속에서 한국이 어떠한 역할과 책임을 담당할 것인가에 있다. 한국은 이미 미국의 역내 다영역 작전체계와 연계되고 있지만, 한반도 방위를 동맹의 우선적 임무로 유지하면서, 한국의 자체 군사능력과 주한미군의 다영역 작전능력을 상호보완적으로 연결하는 기능적 역할분담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이러한 역할분담이 미국의 전구급 작전능력과의 단절이나 한반도 방위에 대한 지원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 한국의 대응방향: 한반도 중심성과 선택적 연계, 확장억제의 새로운 가능성
이상의 변화를 고려할 때 한국은 MDTF의 배치를 무조건 수용하거나 거부하는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핵심은 새로운 미군 전력의 배치를 통해 한국이 어떠한 군사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으며, 미국의 역내 작전에 어느 범위까지 참여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데 있다.
첫째, MDTF의 한반도 배치는 대북 억제와 연합방위태세 강화를 우선적인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북한은 핵·미사일뿐 아니라 무인기, 사이버·전자전, 다양한 장거리 정밀타격수단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북러 군사협력을 통해 현대전의 경험과 새로운 기술적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별 무기체계의 수량적 증강뿐 아니라, 적의 군사적 활동을 지속적으로 탐지·추적하고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표적처리와 군사적 대응으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MDEB의 한반도 배치는 상당한 효용성을 가질 수 있다. 특히 한국군의 군사정찰위성, 지상·공중 감시정찰 및 정밀타격능력과 미군의 우주·사이버·전자전 및 전구급 센서 능력을 연계한다면 북한의 이동식 핵·미사일 전력에 대한 한미연합군의 대응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다만 실제 배치 과정에서는 이러한 능력이 한국군의 작전과 어떠한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연합작전에 대한 지원과 접근 권한이 어느 수준까지 보장될 것인지 구체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둘째, MDTF의 한반도 배치를 미군의 역내 임무 확대와 자동적으로 동일시할 필요는 없지만, 임무범위와 운용절차에 대한 한미 간 협의는 강화해야 한다. 미국이 MDTF를 인도-태평양 전역의 거부방어 태세를 구축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과 한국이 한반도 방위를 우선적인 안보목표로 설정하는 것은 반드시 상충하는 문제가 아니다. 한국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여 한반도 방위에서 더 큰 책임을 수행하는 것 자체가 미국의 역내 군사적 부담을 줄이는 하나의 기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역할분담이 작전적 단절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한국은 한반도 방위를 동맹의 우선적 임무로 유지하면서도, 미군의 전구급 감시정찰과 장거리화력, 지휘통제 및 비물리적 작전능력과 필요한 범위에서 연계하는 접근을 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MDTF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한 임무범위, 지휘관계, 정보공유 및 연합작전 지원절차를 사전에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MDTF의 장거리화력과 한국군의 자체 정밀타격능력 사이에 기능적 역할분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한국군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탄도·순항미사일과 정밀타격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감시정찰 및 지휘통제체계 역시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MRC와 LRHW를 한국군의 기존 전력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이해하기보다,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충족하기 어려운 전구급 장거리화력과 동시다발적 표적처리 능력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MDTF의 한반도 배치가 반드시 타이폰의 상시배치로 이어져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MDEB의 비물리적 효과 및 표적처리 능력을 우선적으로 연합작전에 통합하고, MRC와 같은 장거리화력은 필요시 순환전개하거나 역외에서 지원하는 유연한 운용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은 미국의 전구급 작전능력과 연계하면서도 고정적인 중거리미사일 배치에 따른 전략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MDTF와 MRC를 한미 확장억제와 핵재래식통합(CNI)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한미 CNI의 핵심은 미국의 핵옵션과 한국의 첨단 재래식 능력을 기획, 정보공유, 표적화 및 작전운용 과정에서 연계하는 데 있다. 그러나 CNI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핵과 재래식 능력의 결합뿐 아니라, 양국이 보유한 다양한 재래식 대응수단 간의 연계 역시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MRC는 미국의 재래식 전력이지만 북한의 핵사용 이전과 이후 단계에서 한국군의 재래식 능력을 보완하는 전구급 정밀타격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한미가 핵대응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수준의 재래식 대응수단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MRC의 연합작전 통합은 북한의 핵사용에 대한 억제뿐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동맹이 활용할 수 있는 단계적 대응선택지를 확대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MRC의 핵·재래식 이중용도(dual-use) 전환 가능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 MRC는 재래식 토마호크와 SM-6를 운용하는 체계로 핵임무를 부여받지 않았으며, 미국이 개발 중인 해상발사 핵순항미사일(SLCM-N)과 동일한 무기체계도 아니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MRC를 핵전력으로 간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럼에도 미국이 과거 핵탄두를 탑재한 토마호크 계열의 TLAM-N을 운용한 경험이 있고, 현재 SLCM-N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MRC 역시 본래 해상발사용으로 개발된 토마호크를 지상발사 플랫폼에서 운용하도록 전환한 체계다. 향후 미국이 기술적·정책적 검토를 통해 MRC 또는 유사한 이동식 지상발사체계에 핵임무를 부여하는 방안을 발전시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필요는 없다.
이는 필자가 기존 연구에서 제시한 전술핵의 '유연 재배치(flexible redeployment)' 개념과도 연결된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와 본토방어 우선순위, 전술핵 전력의 수량적 제약, 고정된 전방기지의 취약성을 고려할 때 전술핵을 평시부터 한반도에 고정 배치하는 것이 반드시 최선의 대안은 아닐 수 있다. 오히려 평시에는 역내 다른 지역에 분산 배치·운용하다가 위기 시 한반도로 신속히 전개하고 임무 종료 후 다시 재배치할 수 있는 이동식 전력은 미국의 분산형 거부방어 태세와 보다 높은 정합성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장기적으로 이러한 체계에 이중용도 능력이 부여될 경우 평시에는 재래식 전력으로 운용하면서도, 위기 시 핵임무 수행을 위한 별도의 전개선택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는 북한으로 하여금 한미의 대응능력과 선택지를 보다 복잡하게 계산하도록 하는 동시에,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군사적으로 가시화하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구상은 현재 확립된 미국의 전력계획이 아니라 향후 기술적 가능성과 미국의 핵정책, 작전적 요구 및 한미 간 합의를 전제로 검토할 수 있는 중장기적 선택지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MDTF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핵심은 미국의 새로운 전력을 얼마나 많이 유치할 것인가에 있지 않다. 한국이 한반도 방위에서 더 큰 책임을 담당하면서도, 미국의 새로운 다영역 작전능력을 연합방위체제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합할 것인가의 문제다. 한국에 필요한 것은 MDTF 배치 자체를 목표로 삼는 것도, 역내 군사적 부담을 우려하여 미국의 새로운 작전체계와 거리를 두는 것도 아니다. 한반도 방위의 우선성을 유지하면서 미국의 전구급 다영역 작전능력과 선택적으로 연계하고, 이를 대북 억제와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이야말로 변화하는 미국의 거부방어 전략 속에서 한국의 전략적 부담을 관리하면서도 한미동맹의 군사적 통합성과 억제력을 강화하는 현실적인 방향이 될 것이다.
- The White House. (2025). National Security Strategy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 U.S. Department of War. (2026). 2026 National Defense Strategy. January 23, p. 4.: "we will erect a strong denial defense along the First Island Chain (FIC). We will also urge and enable key regional allies and partners to do more for our collective defense."
- 조비연. (2026). 『미국의 인도-태평양 중거리미사일 배치 구상과 한반도: '거부방어'의 최전선과 한국의 선택』. 서울: 세종연구소.
- 미 육군은 MDTF를 적의 접근거부·지역거부(A2/AD) 네트워크에 대응하여 모든 영역의 정밀효과(precision effects)와 정밀화력(precision fires)을 동기화하고, 합동군의 작전 수행을 지원하는 '전구급 기동요소(theater-level maneuver elements)'로 정의하고 있다.
- Feickert, Andrew. (2026). "The U.S. Army's Typhon Mid-Range Capability (MRC) System."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 U.S. Army. (2026). "Ceremony brings new name, transformation to 7th Infantry Division." June 18.
- U.S. Army. (2026). "3d MDTF, ROK Forces Enhance Network Resilience at Freedom Shield 26." May 13.
※ 『세종포커스』에 게재된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세종연구소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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