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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포커스] 민주당의 압승, '성난 트럼프'의 시작인가? 2026년 미 중간선거와 한반도에 대한 함의

등록일 2026-11-05 조회수 819 저자 조비연

2026년 11월 3일 실시된 미 중간선거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11월 5일 기준, 민주당은 상원에서 공화당 의석 7석을 탈환하며 총 54석을 확보한 반면, 공화당은 44석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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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미 중간선거와 한반도에 대한 함의
2026년 11월 5일
조비연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 bjo87@sejong.org
| 서론
2026년 11월 3일 실시된 미 중간선거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11월 5일 기준, 민주당은 상원에서 공화당 의석 7석을 탈환하며 총 54석을 확보한 반면, 공화당은 44석에 그쳤다. 하원에서도 민주당은 공화당 의석 30석 이상을 탈환해 총 237석을 확보하면서 제120대 의회의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게 되었다. 일부 선거구의 개표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이번 중간선거에서 텍사스와 캔자스,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 수십 년 만에 민주당 상원의원이 당선되고,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주지사와 무슬림 상원의원이 탄생하는 등 명실공히 '블루웨이브(Blue Wave)'로 기록될 만하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집권당의 중간선거 패배를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심판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물가 상승과 관세정책에 따른 경제적 부담, 이란 전쟁의 장기화와 비용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민주당의 압승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번 압승을 발판으로 행정부의 정책과 예산 집행, 주요 인사 및 군사작전에 대한 견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압승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 약화와 정책적 타협으로 이어질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표 과정에서 선거 결과를 수용하고 민주당과 협력할 의사를 내비쳤지만,1) 앞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거부권을 적극 행사하는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2) 일반적으로 중간선거 패배 이후에는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약화되는 '레임덕(lame duck)' 현상이 예상되지만, 이번 압도적인 패배는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반격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입법·예산·인사에 대한 의회의 견제가 강화될수록 상대적으로 재량권이 큰 외교·안보 분야에서 동맹국에 대한 압박과 정상외교, 군사력 사용을 확대하는 이른바 '성난 트럼프(Angry Trump)'의 대외정책이 나타날 수 있다.
기존 국내외 분석은 크게 민주당 주도 의회의 대통령 견제 능력,3) 의회 권력 변화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에 미칠 영향,4) 국내 정치적 변수가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에 미칠 영향5)이라는 세 가지 쟁점에 주목해 왔다. 특히 의회의 견제에도 대통령의 행정권한과 외교적 재량은 상당 부분 유지되며, 대중국 견제와 동맹의 책임 확대라는 전략적 기조 역시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다.6)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의회의 견제 강화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반격, 미국 대외전략의 지속이라는 세 가지 요인이 맞물리면서, 정책의 방향은 유지되더라도 이를 추진하는 방식은 더욱 공세적이고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본고는 중간선거 이후 제120대 의회의 권력 재편과 실질적인 견제 능력을 살펴보고, 'Angry Trump'의 등장 가능성이 미국의 대중국 전략경쟁과 관세·경제안보, 동맹정책, 이란·우크라이나 전쟁 및 대북정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변화가 한미동맹과 한반도에 갖는 함의를 도출한다.
| 제120대 의회의 권력 재편: 견제 강화의 의미와 한계
민주당의 양원 장악: 한계 속 대통령 견제의 확대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예상보다 큰 승리로 제120대 의회의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의회의 견제력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이 입법·예산뿐 아니라 인사 인준과 행정부 감독까지 주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상당한 정책적 제약이 예상된다. 그러나 민주당의 압승이 곧 대통령의 정책 결정에 대한 전면적인 통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크게 네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입법·예산권을 통한 대통령 견제이다. 민주당이 양원을 장악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법안과 예산안에 대한 심의·수정 및 협상력이 확대되었지만, 독자적인 정책 변경에는 제약이 따른다. 대통령이 거부권(veto)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7) 일반적으로 법률은 상·하원이 동일한 법안을 통과시킨 뒤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야 하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양원 각각에서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재의결해야 한다. 또한 상원에서는 소수당이 토론을 계속하여 법안의 최종 표결을 지연시키는 필리버스터(filibuster)를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종결하고 표결을 진행하자면 통상 상원 전체 100석 중 60표가 필요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과반 의석인 54석을 확보한 상황에서도 공화당의 협조 없이 일반 법안을 처리하기는 어렵다. 다만 일정한 재정 관련 법안은 예산조정절차(reconciliation)를 통해 상원 단순 과반으로 처리할 수 있으나, 이 역시 대통령의 거부권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8) 국방예산 역시 상·하원 군사위원회의 국방수권법(NDAA)과 세출위원회의 예산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민주당의 양원 장악으로 의회의 영향력은 확대되지만, 상원의 필리버스터와 대통령의 거부권 등 제도적 제약은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민주당이 예산을 통해 행정부의 정책을 견제하려 할수록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공화당의 필리버스터가 맞물려 세출법안 처리 지연이나 정부 셧다운 등 정치적 충돌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인사에 대한 의회의 영향력 확대다. 민주당이 양원을 장악하면서 주요 상임위원회의 위원장직과 의사일정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고, 특히 상원에서는 국무·국방장관과 대사 등 대통령이 지명하는 고위직 인준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인사 인준은 일반 입법과 달리 상원 단순 과반으로 처리할 수 있어 다수당의 영향력이 크다. 특히 이란 전쟁의 책임론이 불거진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전쟁부 장관의 거취를 두고 이미 시작된 갈등은 향후 행정부와 의회의 인사권 충돌의 서막을 보여주지 않나 싶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4일 헤그세스 장관의 유임 의사를 밝혔지만, 민주당은 의회 장악 이후 그의 전쟁 수행과 전쟁부 운영에 대한 조사 및 탄핵 추진까지 예고하고 있다.9) 다만 대통령은 상원 인준이 필요하지 않은 직위나 법적 요건에 따른 직무대행 체제 등을 활용할 수 있으며, 현직 장관의 해임 역시 의회의 요구만으로 강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민주당의 인사 견제가 강화될수록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측근을 더욱 적극적으로 보호하거나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조직에 의존하면서 의회와의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셋째, 의회의 행정부 감독 기능 강화다. 민주당은 주요 상임위원회를 통해 관세정책과 이란 전쟁, 국방예산 집행 등에 관한 청문회와 조사, 자료 제출 요구를 확대할 수 있다. 예컨대, 위원회는 소환장(subpoena)을 통해 증언이나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10) 특히 민주당의 양원 장악으로 행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과 예산 집행에 대한 조사·감독이 더욱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다만, 행정부가 행정특권(executive privilege) 등을 주장하며 거부할 수 있고, 이 경우 법적 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
넷째, 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직접적 견제이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단순 과반으로 대통령 탄핵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파면에는 상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의석수로는 공화당 의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주요 상임위원회의 권력 재편
의석 변화와 더불어 주목해야 할 부분은 상·하원 주요 상임위원회의 위원장과 간사(Ranking Member) 교체다. 미국 의회에서는 다수당이 위원장직을 차지하고, 각 위원회가 관할 분야의 입법과 감독을 주도하므로, 민주당의 양원 장악은 단순한 의석 변화에 그치지 않고 외교·안보 및 국방예산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실질적인 권력 재편으로 이어질 것이다.
우선 상원 외교위원회(Senate Foreign Relations Committee)는 제119대 의회에서 공화당의 제임스 리시(James Risch)가 위원장, 민주당의 진 섀힌(Jeanne Shaheen)이 간사를 맡으며, 대외정책 관련 입법과 조약, 주요 외교인사 인준 등에 관여해 왔다.11) 이번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현재로서는 리시 위원장이 소수당 간사로 물러날 수 있고, 섀힌 의원은 2026년을 끝으로 은퇴함에 따라 민주당의 크리스 쿤스(Chris Coons) 등 새로운 위원장 후보에 대한 선임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특히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에서도 민주당의 쿤스 의원이 위원장으로 거론이 되는데, 쿤스 의원은 대중국 견제와 동맹 관리에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12)
상원 군사위원회(Senate Armed Services Committee)는 국방수권법을 통해 미군의 전력 구성과 군사태세, 주요 국방사업 및 동맹 관련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제119대 의회에서는 공화당의 로저 위커(Roger Wicker)가 위원장, 민주당의 잭 리드(Jack Reed)가 간사를 맡았다. 리드 의원이 재선과 당내 선임 절차를 거쳐 위원장으로 복귀할 경우, 국방예산과 해외 군사작전의 법적 근거, 주한미군의 임무 및 전력 운용에 대한 감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리드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주한미군 감축 및 지휘체계 변경에 대한 의회의 통제와 군사작전의 법적 근거 및 비용에 대한 감독을 강조해 왔다.13) 다만 위커와 리드 모두 미국의 국방력 강화 및 대중국 억제를 중시해 왔다는 점에서 위원장 교체가 곧 인도-태평양 군사전략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14)
하원에서도 외교위원회의 민주당 간사를 맡았던 그레고리 믹스(Gregory Meeks)와 군사위원회의 애덤 스미스(Adam Smith) 의원 등이 위원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있다. 두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와 이란 전쟁에 비판적이었으며, 한미동맹과 연합훈련의 지속성도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해외 군사작전과 대외원조, 주한미군의 임무 및 전력 운용에 대한 감독이 강화될 수 있지만, 대중국 억제와 동맹협력 자체가 약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국방예산을 관할하는 상원 세출위원회(Senate Appropriations Committee)에서는 제119대 의회 민주당 간사를 맡은 패티 머리(Patty Murray) 의원이 위원장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요청한 무기체계 도입과 해외 미군 운용 관련 예산에 대한 의회의 심의·조정 역할이 확대될 수 있다. 다만 민주당 역시 대중국·대북 억제와 미국의 국방력 강화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국방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보다는 예산 배분과 전력 운용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갈등이 예상된다.
'성난 트럼프(Angry Trump)'의 등장
그렇다면 민주당의 의회 장악은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것인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을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상원의 필리버스터와 대통령의 거부권 등 제도적 제약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민주당의 견제가 강화될수록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동의가 상대적으로 덜 필요한 행정권한과 외교·군사적 재량에 더욱 의존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예상보다 큰 선거 패배로 정치적 압박이 가중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국내 여론을 반전시키고 지지 기반을 재결집하기 위해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그러나 민주당이 입법·예산과 인사 인준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할 경우 국내정책에서 새로운 성과를 확보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의회의 동의가 상대적으로 덜 필요한 외교·안보 분야에서 정치적 돌파구를 모색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의회와 행정부 간 타협보다는 정치적 대립이 심화되고, 예산안 처리 지연과 정부 셧다운 등 국정운영의 파행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민주당의 압승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을 약화시키기보다 오히려 공세적이고 일방적인 정책 선택을 자극하면서, 미국 대외정책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역설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 트럼프 2기 대외정책의 향방: 반격과 타협의 경계
'성난 트럼프(Angry Trump)'의 대외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남은 트럼프 2기의 대외정책은 의회의 견제에 맞선 일방적인 정책 추진과 초당적 공감대에 기반한 전략적 연속성이 공존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중국 견제와 동맹의 역할 확대 등 양당이 공유하는 전략적 목표는 유지되는 반면, 대통령의 재량이 큰 정상외교와 군사력 사용, 동맹국에 대한 압박에서는 의회와의 타협보다 독자적인 행보가 강화될 수 있다. 이러한 반격과 타협의 경계에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방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택적 관여 확대
첫째, 선택적 관여 기조의 확대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물가 상승과 이란 전쟁의 비용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확인된 만큼,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해외 군사지원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줄이고 국내 경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줄 정치적 필요성이 커졌다. 특히 의회의 견제로 추가적인 대외지원 예산 확보가 어려워지고, 이란 전쟁으로 군사적 자원까지 제약받는 상황에서 미국의 직접적인 부담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강화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3일 이스라엘에 대한 연간 약 40억 달러의 군사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실제 이행 여부와 범위는 불분명하지만, 핵심 안보협력국인 이스라엘조차 지원 축소의 예외가 아닐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군사적·재정적 부담은 줄이면서 자국의 전략적 이익에 따라 군사적 관여의 범위와 수준을 선택적으로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미국의 대중국 전략경쟁 약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첨단기술 경쟁, 공급망 및 대만해협 문제는 민주·공화 양당이 공유하는 중장기적 전략 과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6년 5월 상원 외교위원회의 진 섀힌(Jeanne Shaheen)과 크리스 쿤스(Chris Coons) 의원은 공화당의 피트 리케츠(Pete Ricketts) 의원 등과 함께 인도-태평양 억제 강화와 첨단기술 경쟁력 확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및 동맹 협력을 강조하는 초당적 결의안을 발의하였다.15) 특히 잭 리드(Jack Reed) 의원 등 민주당 주요 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대중국 타협 접근을 비판하면서, 중국과의 협상에서 국가안보와 첨단기술 경쟁력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16) 따라서 대중국 견제라는 전략적 목표에서는 의회와 행정부 간 별도의 정치적 타협 없이도 정책의 연속성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정상외교를 통해 관세나 기술통제 문제에서 양보를 모색할 경우, 민주당 의회가 오히려 이를 견제하는 역설적인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동맹 압박 지속
둘째, 동맹국에 대한 압박은 지속되거나 오히려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살펴본 선택적 관여 기조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직접적인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국내 경제적 성과를 부각하기 위해 관세를 통한 시장 개방 압박과 대미 투자 유치, 동맹국의 방위비 부담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회의 견제로 주요 국내정책 추진이 어려워질수록 동맹국의 양보와 투자 약속을 자신의 정치적 성과로 제시하려는 유인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압박이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정책적 선택에만 기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대중국 억제와 인도-태평양 미군 태세 현대화, 동맹국의 방위역량 및 역할 확대는 민주·공화 양당이 공유하는 전략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4년 상원 군사위원회의 민주당 잭 리드(Jack Reed) 의원과 공화당 로저 위커(Roger Wicker) 의원은 공동성명에서 중국과 북한에 대한 억제, 역내 미군 태세 강화와 동맹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17)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동맹국에 대한 역할 분담 확대 요구의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다만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동맹 관리 방식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2026년 하원 외교위원회의 그레고리 믹스(Gregory Meeks)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2026년 9월 한미 연합훈련 중단 결정에 반대하면서 사전 협의 없는 조치가 군사적 대비태세와 동맹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18) 결과적으로, 민주당 의회가 동맹공약과 연합훈련의 지속성을 강조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는 방위비와 대미 투자 압박을 지속하면서 군사적 지원과 전력 운용을 선택적으로 조정하려 할 수 있다.
레거시 외교 확대
셋째,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의 정치적 유산을 남기기 위해 정상외교에 더욱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와의 대립 속에서 상대적으로 독자적인 재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정상외교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의 재개나 러시아와의 직접 협상을 통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이란과의 협상 타결 등이 지속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상외교가 실제 합의의 이행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민주당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협상 방식과 합의 내용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잭 리드 의원은 이란 전쟁의 비용과 탄약 소모, 군사적 대비태세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해 왔으며, 애덤 스미스(Adam Smith) 의원 역시 전쟁의 목표와 종료 계획을 문제 삼았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도 믹스와 스미스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지원 축소를 비판하며 군사·경제적 지원 강화를 촉구해 왔다.
대북정책에서도 유사한 갈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재추진할 수 있지만, 민주당 의회는 대북제재 완화와 비핵화 검증, 동맹과의 협의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법률에 근거한 제재의 완화나 합의 이행을 위해서는 의회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다만, 행정부 재량에 따른 군사적 조치 변경 등은 의회의 새로운 입법 없이도 추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의회의 견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 간 정치적 선언이나 제한적인 군사·외교적 조치를 통해 단기적인 성과를 추구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군사력 사용을 통한 국면 전환
넷째, 외교적 협상이 교착되거나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군사력 사용은 의회가 전쟁선포권과 예산권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대통령이 군통수권자로서 상당한 초기 작전 재량을 행사할 수 있는 영역이다. 특히 이란 전쟁의 조기 종전이라는 정치적 목표에도 군사작전의 장기화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 미국이 걸프 국가들에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단기간의 집중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고, 탄약 재보충과 군사자산 재배치에 나섰다는 보도도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19)
이는 중동에 국한된 문제만이 아니다. 이란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관여는 방공자산과 정밀유도무기, 군수지원 자원에 대한 수요를 높여 인도-태평양에서의 군사적 가용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민주당 의회가 국방예산과 군사작전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더라도 이미 투입되거나 소모된 군사적 자원을 단기간에 회복할 수는 없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적인 군사개입은 미국의 직접적인 부담을 높이는 동시에 다른 지역의 동맹국에 더 많은 방위 책임을 요구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 한국에 대한 함의
미국 중간선거 결과의 함의는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한국이 직면한 동맹 및 경제안보 부담을 쉽게 줄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오히려 이재명 정부는 대중국 견제와 동맹의 역할 확대라는 미국의 구조적 요구가 지속되는 가운데, 의회와 충돌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에도 대응해야 하는 이중의 과제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민주당 의회의 견제만으로 미국의 정책 변화를 낙관하기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자적인 정책 결정에 대비하는 동시에 양당의 전략적 공감대를 활용해 한미동맹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전작권·핵잠 협력, 후속 이행에 집중
우선 한미동맹에서는 전작권 전환과 핵추진잠수함 도입 등 양국 정상 간 합의사항의 후속 이행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이러한 사안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결단뿐 아니라 미군의 전략적 우선순위와 국방예산, 관련 법률 및 의회의 협조가 필요한 과제다. 특히 전작권 전환은 미래연합사의 작전능력과 지휘체계, 미국의 핵심 군사적 지원에 대한 조건 충족이 전제되어야 하며, 핵추진잠수함 도입 역시 핵연료 공급과 원자력 관련 법적·제도적 문제의 해결이 필요하다.
문제는 민주당 주도 의회와 트럼프 행정부가 각기 다른 이유로 이들 과제의 추진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의회는 동맹의 안정성과 군사적 대비태세, 비확산 원칙을 중시하여 관련 조건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수 있는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방위비와 대미 투자, 역내 안보 역할 등 다른 현안과 연계하여 보다 공세적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 간 합의를 다른 정책 현안과 연계하여 재협상을 요구하거나 이행 조건을 변경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기존 정상 간 합의만으로 후속 이행을 낙관하기 어려우며, 행정부와 의회의 역할을 구분하여 필요한 법적·제도적 조치를 구체화하고 이행 과정의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 특히 전작권 전환의 정치적 일정에 집착하기보다는 실질적인 작전능력과 연합지휘체계의 완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주요 상임위원회 및 미 국방·외교 분야 인사들과의 협의를 강화하여 양국의 합의사항이 미국의 국내정치적 갈등에 좌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관세·투자 압박, 상호 이익에 기반한 협상 추구
경제안보 분야에서도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한국에 유리한 통상환경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에 반대하더라도 미국 제조업 보호와 핵심 산업의 자국 내 생산기반 확대에는 양당 간 공감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에 대한 관세와 대미 투자 확대, 공급망 재편 요구는 형태를 바꾸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경제적 성과를 부각하기 위해 한국 기업의 투자와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를 추가로 요구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의회의 견제로 국내정책 추진이 어려워질수록 동맹국의 추가적인 양보를 정치적 성과로 활용하려는 유인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은 이러한 압박에 개별 사안별로 대응하기보다는 이미 약속한 대미 투자와 미국 내 고용 창출, 첨단산업 협력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제시하면서 추가적인 요구의 범위와 조건을 협상할 필요가 있다. 특히 관세와 투자, 방위비 등 서로 다른 현안이 일방적으로 연계되지 않도록 협상의 원칙과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새롭게 재편되는 상·하원 통상 관련 위원회와의 협력을 강화하여 한국 기업의 투자가 미국의 산업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에 기여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이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단기적인 정치적 요구에 대응하면서도 양국의 중장기적인 경제안보 협력을 유지해야 한다.
북미대화, 일방적 합의와 군사적 긴장 고조에 동시 대비
대북정책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위한 정상외교와 민주당 의회의 감독 권한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의 외교적 성과를 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거나 대북 군사적 조치를 변경할 수 있다. 특히 의회의 동의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정상외교와 일부 군사적 조치를 통해 단기적인 성과를 추구할 경우, 한미 간 사전 협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따라서 북미대화가 재개될 경우 한국이 주목해야 할 것은 회담 개최 여부보다 협상의 내용과 이행 조건이다. 북한의 핵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제한적 합의나 비핵화 진전과 무관한 연합훈련 축소, 대북제재 완화 등이 추진될 경우 한국의 안보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협상이 교착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경우에도 한반도에 긴장과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은 북미 대화의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제재 완화와 군사적 조치 변경의 조건, 한미 확장억제와 연합방위태세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검토해야 한다. 특히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한일 및 한미일 안보협력 등 역내 소다자 협력체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한미일 간 대북 억제와 정보 공유, 한일 간 안보협력을 통해 인도-태평양 차원의 안보협력과 역내 위기 대응의 연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백악관과 전쟁부뿐 아니라 주요 외교·군사위원회와의 협력도 강화하여 한국의 안보 이익이 미국의 정책결정 과정에 지속적으로 반영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종합: '성난 트럼프'에 대비한 초당적 동맹외교
결국 민주당 주도 의회와 더욱 공세적인 트럼프 행정부의 공존은 한국에 보다 복잡한 대미 협상환경을 가져올 수 있다. 민주당이 한미동맹과 미국의 안보공약을 지지하더라도 대중국 견제와 동맹의 부담 확대라는 전략적 요구까지 완화하지는 않을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의회의 견제에도 상당한 외교·군사적 재량과 기존 법률에 따른 통상권한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미외교는 크게 세 가지 방향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첫째, 미국의 국내정치적 변화와 무관하게 지속되는 대중국 억제와 동맹 역할 분담 요구를 정확히 평가하고, 한국의 대북 재래식 방위 책임과 미국의 군사적 지원 범위를 구체적으로 조율해야 한다. 특히 미국의 선택적 관여 확대와 역내 미군 태세 변화에 대비하여 한반도 방위에 필요한 핵심 군사능력과 지원 조건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
둘째, 행정부와 의회를 동시에 고려한 다층적이고 적극적인 대미외교가 필요하다. 주요 상임위원회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의 안보·경제적 이해관계를 입법과 예산, 감독 과정에 반영하되, 대통령의 정상외교와 군사적 결정에 대해서는 행정부와의 직접적인 협의체계를 유지해야 한다. 특히 민주당 의회를 트럼프 행정부의 견제 수단으로만 인식하거나 의회의 견제가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양당의 주요 정책결정자와 행정부, 군 지휘부 및 산업계 전반에 걸쳐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셋째, 미국의 요구에 대한 수동적인 대응이나 특정 정파에 편중된 접근을 넘어, 이번 중간선거를 계기로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초당적 지지와 협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대중국 견제와 동맹의 역할 확대라는 전략적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만큼, 한국은 미국의 국내정치적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동맹 발전의 방향을 주도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특히 방위비 분담과 전작권 전환, 핵추진잠수함 협력, 대미 투자 및 공급망 재편 등 주요 현안에서 한국의 안보·경제적 기여가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양당의 주요 정책결정자들과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성난 트럼프'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따른 불확실성을 관리하면서 한미동맹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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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포커스』에 게재된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세종연구소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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