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포커스] AUKUS 공급망과 한국 핵잠수함: 협력의 조건과 과제

Date 2026-07-06 View 183 Writer 피터 워드

AUKUS는 출범 이후 호주·미국·영국 간 협력을 심화하는 핵심 안보협력체로 평가되어 왔다. 이 협력은 캔버라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워싱턴의 전략과 연계하고, 미래 지정학적 위협에 대한 호주의 안보를 강화하며, 3국 방위산업 기반에 새로운 수요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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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6일
피터 워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 pward89@sejong.org
| 서론
AUKUS는 출범 이후 호주·미국·영국 간 협력을 심화하는 핵심 안보협력체로 평가되어 왔다. 이 협력은 캔버라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워싱턴의 전략과 연계하고, 미래 지정학적 위협에 대한 호주의 안보를 강화하며, 3국 방위산업 기반에 새로운 수요를 제공하는 동시에 호주와 미·영 간 첨단기술 이전을 촉진하는 기능을 한다.
한국의 핵추진잠수함(SSN) 확보 계획에 비추어 볼 때, 미국이 관여하는 AUKUS의 추진 상황을 면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 AUKUS는 야심적인 사업이지만, 동시에 일정·산업 기반·정비 역량에서 여러 난제를 안고 있는 핵잠수함 프로그램이다. 호주는 핵잠수함 선체와 일부 하위체계를 공동 개발·공동생산하고, 안전·운용·정비 전문성을 축적하게 된다. 그러나 원자로 노심은 고농축우라늄(HEU)을 사용하며, 영국에서 제작된 뒤 밀봉된 형태로 호주에 인도된다. 이는 핵비확산조약(NPT)상 비핵보유국의 고농축우라늄 접근에 관한 IAEA 안전조치와의 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식이다. 반면 한국은 자체 SSN 능력을 개발하되, 연료, 구체적으로는 저농축우라늄(LEU)만 미국에 의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AUKUS에서 미국은 원자로 관련 기술을 제공하지만, 실제 설계와 건조의 중심은 영국과 호주가 맡게 된다. 문제는 영국 잠수함 산업 기반(SIB)이 Astute급 SSN의 해상 운용 지속성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 탄도미사일핵잠수함(SSBN) 설계·건조에도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SSN-AUKUS의 인도 지연 가능성을 높인다. 호주도 독자 설계·건조 역량이 없기 때문에, 약속된 영국 SIB 개선이 실제로 구현되기를 기다리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제한된다.
AUKUS의 또 다른 핵심 요소는 미국 Virginia급 SSN 3~5척을 호주에 이전하는 것이다. 6월 초 발표에 따르면, 호주는 미국으로부터 운용중인 잠수함 3척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우려가 제기되었으나, 이는 AUKUS 기본 합의의 정신이나 문언에 반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국 방위산업 기반의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운용중인 잠수함 인도가 합리적인 선택이다. 특히 Virginia급 핵추진잠수함의 건조 및 정비 적체는 인프라 역량, 인력 계획·관리, 예비부품 공급망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널리 알려진 점을 감안하면 운용중인 잠수함의 인도가 불가피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문제들은 AUKUS 내부와 외부를 포괄하는 미국 동맹국 간 협력 필요성을 더 분명하게 만든다. 관여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 관련국의 경제안보를 강화하고, 미·영 해군 전력의 준비태세를 높이며, AUKUS 이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선택지도 적지 않다. MRO부터 예비부품 제조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AUKUS 국가 간 협력을 심화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한국의 SSN 능력이 구체화될수록 방산시장 통합의 여지도 커질 것이다. AUKUS는 폐쇄적 틀이지만, 상호 이익을 위해 한국이 프로그램의 일부 영역에 제한적으로 통합될 수 있는 경로는 존재한다. 이러한 편익은 한국이 SSN 설계와 건조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더 분명해질 것이다. 현재로서는 한국이 미국 우라늄 농축 역량에 투자하여 자국 잠수함 연료 확보를 지원하고, 간접적으로 AUKUS 잠수함 연료 공급도 뒷받침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향후 한국이 자체 능력을 개발하거나 그 이전 단계에서도, 미국·영국·호주 잠수함 산업 기반에 필요한 부품 공급에 더 많이 관여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한국은 이미 미국과 구축하고 있는 정비·수리·재생정비(MRO; 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 협력을 영국과 호주로 확대할 수 있으며, 민감도가 낮은 수상함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미국과의 기술협력이 심화되면 잠수함 관련 MRO도 가능해질 수 있다.
이는 사전에 준비해야 할 정책 과제이며, 향후 한미 협의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당면한 연료 문제에는 비교적 분명한 해법도 있다. 미국 내 농축시설에 대한 한국의 투자이다. 해당 시설은 정부가 운영하는 시설일 수도 있고, 신흥 상업 연료 생산자가 운영하는 시설일 수도 있다.
| AUKUS의 최근 전개양상
방위산업 투자
AUKUS는 미국·영국·호주 방위산업을 포괄하는 다층적 방위획득 프로그램이다. 기존 미국 Virginia급 잠수함을 호주에 이전하고, 미국에서 영국으로, 다시 영국에서 호주로 원자로 기술을 제공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호주는 미국 Virginia급 프로그램과 향후 SSN-AUKUS의 일부 부품 제작에 참여하고, 잠수함 운용 관련 훈련과 기술지원을 받으며, 정비·수리·재생정비(MRO)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역량 개발 지원을 받게 된다.
또한 2027년부터 서부 잠수함 순환부대(SRF-West; Submarine Rotational Force-West)에 미국과 영국 SSN을 정기 배치하는 전략적 요소도 포함되어 있다. 이에 앞서 호주 측은 향후 SRF-West를 수용할 서호주 HMAS Stirling에서 USS Vermont(Virginia급)에 대한 정비 작업을 수행했다. Vermont에는 전체 승조원 134명 중 호주 해군 장병 13명도 탑승했다. 이들은 2030년대 호주가 자체 Virginia급 잠수함을 인수한 뒤 운용을 준비하기 위한 훈련을 받는다.1) 호주 정부도 Stirling 항만시설에 최대 80억 호주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훈련, 육상전력, 비상대비, “핵추진잠수함 운용 부두"가 포함된다.2)
나아가 호주는 향후 잠수함 프로그램의 MRO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산업 역량 강화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이 투자는 총 300억 호주달러 규모이다.3) 주요 초점은 미 의회조사국(CRS)이 미국 Virginia급 공급망의 핵심 취약점으로 지적한 특정 부품군에 맞추어져 있다. 여기에는 밸브, 펌프, 배관, 피팅, 팬, 전기부품, 단조품, 구조물 제작이 포함된다.4)
이와 별도로 호주는 미국 잠수함 산업 기반에 3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2024~2025년에 20억 달러를 이전하고, 이후 매년 1억 달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5) 이는 미국이 잠수함 산업 기반에 175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약속, 그리고 영국 정부가 2024년에 발표한 SSN-AUKUS 40억 파운드 지원 및 잠수함 산업 인프라 30억 파운드 투자 약속과 병행된다.6)
이러한 산업 기반 투자와 MRO 체계는 호주가 향후 미국 Virginia급 함대를 통합·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미국과 영국이 서태평양에서 더 효과적으로 전력을 투사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향후 SSN-AUKUS 생산 및 유지 운용의 일부를 구성하게 된다.
방위산업 통합
AUKUS의 또 다른 핵심 요소는 핵잠수함의 건조·운용·정비에 필요한 기밀정보 공유를 촉진하는 합의들이다. 이는 영국이 기존에 보유한 협력 구조 위에 구축되었다. 그 기원은 1958년 미·영 상호방위협정(MDA)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협정은 미국이 영국에 잠수함 원자로, 정보, 부품, 관련 기술을 이전할 수 있게 했다. MDA는 이후 반복적으로 갱신되었고, AUKUS 기본 합의를 통해 호주로 확대되었다.7)
AUKUS 이전에도 호주는 1990년대부터 미국 방위획득 시장에 통합되어 왔다. 호주는 영국·캐나다·뉴질랜드와 함께 미국 국가기술산업기반(NTIB)의 일부로 지정되어 있다. 이는 국가비상사태 시 재래식 탄약 조달을 NTIB로 제한하는 등의 법적 혜택을 제공한다.8) 함정 분야에서는 자이로컴퍼스, 전자해도 시스템, 조타장치, 추진·기관 제어시스템, 완전 밀폐형 구명정, 용접식 함정용 앵커·계류 체인 등이 포함된다.9)
그럼에도 NTIB는 개념상으로는 인상적이지만, 참여국 간 실질적인 방위획득 시장 통합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어 왔다. 실제로 NTIB가 통합 메커니즘으로서 보인 한계는 2007년 영국 및 호주와의 방위무역협력조약(DTCT) 체결로 이어졌다. 이 조약들은 2013년에 발효되었다. 그러나 NTIB와 DTCT 모두 세 국가의 방위산업 통합이 더디다는 점에서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되어 왔다.10)
미국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에 대한 상당한 예외를 포함한 AUKUS 체계는 방위산업 협력과 통합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NTIB와 DTCT 틀은 승인된 사용자 공동체(Authorised User Community; AUC)의 창설로 보완되었다. AUC는 AUKUS 국가들 사이에서 일부 방산물자의 재수출과 재이전을 ITAR 면제 하에 가능하게 한다. 이른바 ITAR 오염('ITAR Taint')은 미국 시장에서 활동하려는 국제 방산기업에 심각한 문제이다. 해외에서 개발된 기술이 추가 설계와 제조를 위해 미국으로 반입되면, 이후 재수출 시 ITAR 제한의 적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11)
미국과 영국이 축적해 온 수십 년의 경험은 협력 심화와 호주 지원을 더 쉽게 만든다. 세 국가는 Five Eyes 정보동맹의 일원이기도 하다. 이는 방위획득이라는 또 다른 맥락에서 안전한 정보공유 채널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기존 다자 정보협력에서 형성된 제도적·조직적 패턴은 AUKUS에도 적용될 수 있다.
| AUKUS의 리스크, 병목, 새로운 위기
ITAR 관련 규제 문제와 별개로, 현재 영국이 심각한 역량 제약 속에서 잠수함을 제때 인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크다. 영국의 MRO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는 세계적 수준의 Astute급 SSN 전력이 모두 해상에 나가 있지 않고, 정비 중이거나 정비를 기다리거나 건조 중이라는 사실이다.12) 미국의 경우 문제는 이보다 덜 심각하지만, 2024년 기준 미국 SSN의 약 34%가 작전 불가 상태, 즉 정비 중이거나 정비 대기 중이었다.13)
또 다른 문제는 영국과 미국 잠수함 프로그램 모두에서 부품 유용(cannibalization)이 이루어져 왔다는 점이다. 양국 모두 핵심 예비부품 공급망 부족에 시달려 왔으며, 미국의 경우 호주가 산업 역량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생산에 투자하는 부품 상당수가 여기에 포함된다.14) 영국의 부품 유용에 관한 마지막 보고는 2017년이지만,15) 영국 국가감사원(NAO)은 2025년 12월 기준 잠수함 산업 기반의 핵심 생산능력을 여전히 적색으로 평가했다. 이는 "사업의 성공적 이행이 달성 불가능해 보인다"는 의미이다.16)
영국의 경우 NAO는 차세대 핵탄도미사일잠수함(SSBN)인 Dreadnought급에 대한 평가 공개를 중단했지만, 이전 평가들은 낙관적이지 않았다. 영국은 마지막 SSN 건조 프로그램을 이제 거의 종료했으며, 현재 차세대 Dreadnought SSBN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잠수함 산업 기반의 설계·생산 역량은 SSN-AUKUS가 아니라 다른 사업에 집중되어 있다. Dreadnought는 2030년대까지 건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과부하 상태인 산업 기반이 SSN-AUKUS를 제때 인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Astute급은 예상보다 훨씬 긴 건조 기간이 소요되었고 비용도 크게 증가했다.17)
미국 역시 2011년부터 Virginia급 잠수함을 연 2척 생산한다는 목표를 유지해 왔음에도 실제 인도량을 그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못했다. 조달은 연 2척 비율로 이루어졌지만, 2004년 건조가 시작된 이후 인도율은 거의 한 번도 이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2004~2025년 평균은 연 약 1.2척이고, 5년 이동평균은 1.4척을 넘지 못했다.18) 이미 투자 약속이 있었음에도,19) 관계자들은 산업 기반 규모가 1980년대의 3분의 1에 불과한 반면 수요는 1980년대에 견줄 만한 수준이라는 현실을 반복적으로 경고해 왔다.20)
또 다른 문제는 미국 SSN 함대의 노후화이다. Los Angeles급 SSN은 마지막으로 1996년에 건조되었고, 2030년대 중반까지 27척이 퇴역할 예정이다.21) 퇴역 속도는 신규 취역 속도를 앞지를 것이며, 이는 미국 SSN 전력이 다시 증가하기 전에 감소하는 시기를 겪게 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호주 분석가들은 2030년대에 약속된 미국 Virginia급이 실제로 제공되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나아가 기존 계획이 모두 이행되더라도 호주의 전략적 위치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전직 잠수함 승조원이자 호주 국방본부 전략사령부장을 지낸 Peter Briggs 예비역 해군 소장은 호주가 동시에 SSN 2척을 해상에 유지하는 데 필요한 승조원과 지원 인프라를 지속하려면 최소 12척의 SSN을 건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인도양의 서호주와 태평양의 시드니에 각각 절반씩 배치하는 양대양 기지 정책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필요조건이다.22) 현 계획은 SSN 8척, 혹은 최대 10척의 혼합 함대, 즉 미국 Virginia급 3~5척과 SSN-AUKUS 5척을 보유하는 것이다. Briggs는 여전히 프랑스와의 거래로 돌아가 프랑스 SSN을 획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정책제언
AUKUS의 문제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고 예측되어 왔다.23) 미국 잠수함 산업 기반 문제는 CRS가 10년 이상 논의해 왔으며, 영국 Astute 프로그램도 전 과정에서 문제를 겪어 왔다. 이러한 난맥상을 고려하면, 한국은 설령 제안이 있더라도 AUKUS에 직접 관여하는 것을 피하는 편이 낫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부분적·제한적 관여가 제공할 수 있는 외교적·정치적·기술적 편익과 한국 자체 SSN 확보에 따른 기술적 장애에 비추어, 미국 및 AUKUS 파트너들과의 새로운 관여 모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핵연료이다. 한국은 LEU 기반 핵추진체계를 추진하고 있으며, 설계·건조·부품 생산·개발은 국내에서 수행하되 미국에는 핵연료만 의존하는 방식을 상정하고 있다. 미국·영국·호주는 모두 HEU를 사용하며, 세 국가 모두 군사적 사용에 제한이 없는, 즉 비의무화(unobligated)된 충분한 LEU 재고를 다른 용도와 무관하게 의미 있는 규모로 보유하고 있지 않다. 미국은 LEU를 무기용 삼중수소 생산에 사용한다.24)
한국수력원자력(KHNP)과 포스코는 미국 우라늄 농축 확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Centrus Energy와 MOU를 체결했다. 미국 국가핵안보청(NNSA)도 2025년 10월 비의무화 LEU 농축을 위해 Centrus와 계약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Centrus의 스케줄 14A(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위임장 권유 신고서 서식)에 따르면 "Centrus의 AC100M 원심분리기는 미국 기술 사용이 요구되는 국가안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배치 준비 상태의 미국산 농축기술이다. 2025년 10월 미국 국가핵안보국(NNSA)은 국가안보용 비의무 저농축우라늄(LEU) 농축을 위해 Centrus와 계약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였다."25)
따라서 장기적으로 Centrus를 통한 LEU 공급 경로는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Centrus가 생산능력에 도달하는 시점은 "2030년 이후 어느 시점"으로 예상된다.26) 또한 여기서 말하는 LEU의 농축도도 변수다. 해당 연료는 농축도 5% 이상 20% 미만의 고순도 저농축우라늄(HALEU)이므로, 이 경로를 통해 핵연료를 확보할 경우 한국 핵잠수함의 원자로와 연료체계도 HALEU 사용을 전제로 설계해야 할 수 있다.
Centrus가 2030년대 중반으로 예정된 한국 SSN 진수 목표 시점에 맞춰 공급되지 못한다면, Centrus가 아닌 아예 다른 경로를 통해 미국은 기존 재고에 의존하거나 HEU 재고 일부를 저농축화해야 할 수 있다. 미국은 삼중수소 생산용 LEU에 대해 이러한 과정을 이미 수행하고 있다. 이는 미국 에너지부와 별도 합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며, 여기서 호주가 미국 조선산업에 투자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미국 군사용 농축 및 저농축화 시설에 투자하는 방안이 매력적일 수 있다.
예컨대 국내 우라늄 농축 원심분리기 실험(Domestic Uranium Enrichment Centrifuge Experiment, DUECE)에 대한 투자 약속을 포함할 수 있으며,27) 이는 한국 SSN 프로그램을 위한 생산 사슬을 지원하도록 설계될 수 있다. DUECE 시설은 방위 요구를 위한 비의무화 농축능력으로, LEU는 삼중수소 생산, HEU는 해군 원자력추진 연료와 관련된다. 즉, 이러한 투자는 한미동맹과 AUKUS의 핵심 기둥을 직접 지원하는 의미를 갖는다. 동시에 이는 민간 목적의 Centrus 투자도 배제하지 않는다. 러시아가 우라늄 농축 서비스 시장에서 갖는 지정학적 영향력 증가에 대비하는 헤지 수단이 될 수도 있다.28)
둘째는 영국과 미국의 현행 잠수함 프로그램에 실제로 필요한 공통 예비부품 풀의 공동생산 협력이다. 한국은 호주와 미국이 현재 잠수함 산업 기반 강화를 추진하는 여러 영역에서 더 중요한 산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CRS 보고서와 호주 정부 및 ASC 문서는 한국이 민간 제조업과 잠수함 산업을 통해 공급할 가능성이 있는 부품군과 생산 역량을 제시한다. 공개된 품목군에는 소형·중형 밸브, 기계가공·성형 배관 피팅, 방진 마운트, 기계 조립체, 주·단조품, 기계가공 부품, 커넥터 케이블 및 조립체, 전기기계 부품, 구조물 제작품과 매니폴드 등이 포함된다.
현재 미국과 호주는 공급망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 산업기반 강화(industrial uplift), 인력 양성, 기업 자격인증 등 여러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이 과정에서 제도 설계, 기술 협력, 인력 교류와 지식 공유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영국도 AUKUS 이행을 위해 잠수함 건조시설과 공급망에 투자하고 있으며, HALEU를 포함한 국방용 핵연료 생산기반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한국이 이러한 움직임과 연계하여 핵추진잠수함 사업을 추진할 경우, 공급망 협력과 기술·인력 교류를 확대하고 동맹관계를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도 한국이 미국 및 동맹국과 SSN 프로그램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자국 역량을 이들의 잠수함 산업 기반(SIB) 문제 해결에 제공할 수 있는 점도 동시에 강조할 수 있다. 주요 전투체계와 원자로 설계·생산은 공동생산이나 공동개발에 지나치게 민감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SSN과 AUKUS SSN의 많은 부품은 한국 기업이 한국 또는 해외에서 생산할 수 있다. 이러한 논의는 한국이 자체 설계·생산 역량을 입증하고 자체 핵잠수함 산업기반이 튼튼해 질수록 더 큰 동력을 얻게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그러한 대화는 지금 시작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는 한국 기업이 AUKUS를 지원하는 역량을 ITAR 관련 제한이 가로막지 않도록 하는 새로운 거버넌스 틀이 필요하다. 핵잠수함 부품의 공동시장에서는 ITAR 오염 위험이 상존해 왔다. 이 때문에 미국·영국·호주는 AUKUS의 일부로 개발된 기술과 체계의 이전·수출·재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AUC를 만들었다. 한국이 공동생산이나 공동설계에 관여한다면, AUC에 최소한 부분적으로라도 편입되거나 이에 상응하는 별도 틀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ITAR 관련 우려는 미국 및 동맹국이 관여하는 모든 방위획득·개발에 적용되는 문제이며, 이에 대해 다양한 개혁안이 제시되어 왔다.29) 전면적 개혁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적어도 일부, 나아가 점차 더 많은 SSN 부품에 대해 공동조달시장을 만드는 것은 향후 시장통합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방산시장 통합은 미국·영국·호주 기업에도 큰 기회가 된다. 한국이 SSN을 설계하는 과정에서는 미국과 영국 방산업체에도 기회가 생길 것이다. 이는 향후 한국 SSN을 위한 새로운 체계의 개발과 공동생산을 포함할 수 있으며, SSN-AUKUS와 향후 미국 잠수함의 능력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마지막은 MRO 문제이다. 한국이 자체 SSN 능력을 개발함에 따라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영국·호주 SSN의 정비와 지속지원도 잠재적으로 도울 수 있게 된다. 단기적으로 한국은 이미 한국 조선소에서 미국 해군 함정 MRO를 시작했으며, 이는 향후 다른 수상함까지 확대될 수 있다. 그 결과 미국 내 숙련 인력을 훈련시켜 잠수함 정비 분야로 재배치할 여지를 만들 수 있다. 한국의 역량은 같은 방식으로 일부 영국과 호주의 MRO 수요도 지원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SSN 능력과 이를 유지하기 위해 구축될 지원 인프라가 미국·영국·호주 SSN의 정비와 지속지원에도 기여할 수 있다.

  1. Australian Department of Defence, "Australia Getting Set for Submarine Rotational Force-West," media release, October 29, 2025, https://www.defence.gov.au/news-events/releases/2025-10-29/australia-getting-set-submarine-rotational-force-west.
  2. Australian Submarine Agency, "Upgrades at HMAS Stirling Pave the Way for Submarine Rotational Force-West," December 2, 2025, https://www.asa.gov.au/news/upgrades-hmas-stirling-pave-way-submarine-rotational-force-west.
  3. Australian Submarine Agency, Australia's AUKUS Submarine Industry Strategy: Building a Strong and Resilient Industrial Base for Australian Submarines (Canberra: Department of Defence, 2025), https://www.asa.gov.au/sites/default/files/documents/2025-03/Australias-AUKUS-Submarine-Industry-Strategy.pdf.
  4. ASC Pty Ltd, "Key AUKUS Industry Uplift Activity," ASC Pty Ltd Annual Report 2024-2025, Transparency Portal, accessed June 26, 2026, https://www.transparency.gov.au/publications/finance/asc-pty-ltd/asc-pty-ltd-annual-report-2024-2025/integrated-supply-chain-capability/key-aukus-industry-uplift-activity; Ronald O'Rourke, Navy Virginia-Class Submarine Program and AUKUS Submarine (Pillar 1) Project: Background and Issues for Congress, CRS Report RL32418 (Washington, DC: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updated January 26, 2026), https://www.everycrsreport.com/reports/RL32418.html.
  5. Inside Defense, "Australia to Transfer Initial $2 Billion to U.S. by End of 2025 for AUKUS," accessed June 26, 2026, https://insidedefense.com/daily-news/australia-transfer-initial-2-billion-us-end-2025-aukus.
  6. U.S. Department of Defense, "AUKUS Defence Ministers' Meeting Communique," September 26, 2024, https://www.war.gov/News/Releases/Release/Article/3918402/aukus-defence-ministers-meeting-communique/.
  7. Peter Ward, "AUKUS and the U.S.-UK Mutual Defence Agreement," Sejong Institute, accessed June 26, 2026, https://sejong.org/web/boad/1/egoread.php?bd=3&itm=&txt=&pg=1&seq=12886.
  8. Heidi M. Peters, Defense Primer: The National Technology and Industrial Base, CRS In Focus IF11311 (Washington, DC: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updated December 2, 2024), https://www.congress.gov/crs-product/IF11311.
  9. 10 U.S.C. § 4864, FindLaw, accessed June 26, 2026, https://codes.findlaw.com/us/title-10-armed-forces/10-usc-sect-4864/.
  10. William C. Greenwalt and Corben M. I. Hays, The Defense Trade Cooperation Treaties with Australia and the United Kingdom: Identifying and Addressing Remaining Barriers (Washington, DC: Atlantic Council, 2020), https://apps.dtic.mil/sti/pdfs/AD1108751.pdf.
  11. William Greenwalt, "The Once and Future US National Technology and Industrial Base: An American Perspective," United States Studies Centre, October 8, 2025, https://www.ussc.edu.au/the-once-and-future-us-national-technology-and-industrial-base-an-american-perspective.
  12. Navy Lookout, "Royal Navy Attack Submarine Fleet Update All Boats Alongside," accessed June 26, 2026, https://www.navylookout.com/royal-navy-attack-submarine-fleet-update-all-boats-alongside/.
  13. Ronald O'Rourke, Navy Virginia-Class Submarine Program and AUKUS Submarine (Pillar 1) Project: Background and Issues for Congress, CRS Report RL32418 (Washington, DC: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updated January 26, 2026), https://www.congress.gov/crs-product/RL32418.
  14. Ronald O'Rourke, Navy Virginia-Class Submarine Program and AUKUS Submarine (Pillar 1) Project: Background and Issues for Congress, CRS Report RL32418 (Washington, DC: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updated January 26, 2026), https://www.everycrsreport.com/reports/RL32418.html.
  15. National Audit Office, Investigation into Equipment Cannibalisation in the Royal Navy (London: National Audit Office, 2017), https://www.nao.org.uk/reports/investigation-into-equipment-cannibalisation-in-the-royal-navy/.
  16. National Audit Office, "Ministry of Defence 2024-25," accessed June 26, 2026, https://www.nao.org.uk/overviews/ministry-of-defence-2024-25/#downloads.
  17. Louisa Brooke-Holland, The UK's Nuclear Deterrent: The Dreadnought Programme, House of Commons Library Briefing Paper CBP-9843 (London: House of Commons Library, 2024), https://researchbriefings.files.parliament.uk/documents/CBP-9843/CBP-9843.pdf.
  18. 필자 계산, 요청 시 데이터 제공할 수 있음.
  19. U.S. 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 Shipbuilding and Repair: Navy Needs a Strategic Approach for Private Sector Industrial Base Investments, GAO-25-106286 (Washington, DC: GAO, 2025), https://files.gao.gov/reports/GAO-25-106286/index.html.
  20. Alexander Grey, "The Submarine Workforce Crisis: Admitting Realities and Restructuring Long-Term Strategy," War on the Rocks, April 4, 2024, https://warontherocks.com/the-submarine-workforce-crisis-admitting-realities-and-restructuring-long-term-strategy/.
  21. Nuclear Threat Initiative, "United States Submarine Capabilities," accessed June 26, 2026, https://www.nti.org/analysis/articles/united-states-submarine-capabilities/.
  22. Peter Briggs, "AUKUS SSN: A Flawed Plan Heading for the Wrong Destination," Pearls and Irritations, February 2025, https://johnmenadue.com/post/2025/02/aukus-ssn-a-flawed-plan-heading-for-the-wrong-destination/; Peter Briggs, Can Australia Afford Nuclear Propelled Submarines? Can We Afford Not To?, Strategic Insights 129 (Canberra: Australian Strategic Policy Institute, 2018), https://ad-aspi.s3.ap-southeast-2.amazonaws.com/2018-10/SR%20129%20Australian%20nuclear%20propelled%20submarines.pdf?VersionId=yni40dNLDHrTqh3KvxmXmL4noRDwBmX0v.
  23. Peter Ward, "The AUKUS Nuclear Submarine Agreement: How South Korea could Boost its Chances of Success," 세종정책연구 2024-03, accessed June 26, 2026, https://sejong.org/web/boad/1/egoread.php?bd=34&itm=&txt=&pg=7&seq=12779.
  24. U.S. Department of Energy, Tritium and Enriched Uranium Management Plan through 2060 (Washington, DC: Department of Energy, 2015), https://fissilematerials.org/library/doe15b.pdf; International Panel on Fissile Materials, "United States to Down-Blend HEU for Tritium Production," IPFM Blog, October 2018, https://fissilematerials.org/blog/2018/10/united_states_to_down-ble.html.
  25. Centrus Energy Corp., Form DEFA14A, filed April 24, 2026, https://investors.centrusenergy.com/static-files/1176c707-67de-4c82-9a63-cb5a97d04eb6.
  26. Mark Shenk, "US Federal Grants Help Jumpstart Nuclear Fuel Supply Chain," Reuters, February 24, 2026, https://www.reuters.com/business/energy/us-federal-grants-help-jumpstart-nuclear-fuel-supply-chain--reeii-2026-02-24/.
  27. National Nuclear Security Administration, "NNSA Selects BWXT for DUECE Pilot Plant Award," U.S. Department of Energy, October 2025, https://www.energy.gov/nnsa/articles/nnsa-selects-bwxt-duece-pilot-plant-award.
  28. Peter Ward, "핵연료 가격의 불안정성과 한국의 에너지 안보를 위한 다자적 협력 모델 검토: 유렌코 사례를 중심으로," 세종정책브리프 2025-25, accessed June 26, 2026, https://www.sejong.org/web/boad/1/egoread.php?bd=3&itm=&txt=&pg=5&seq=12427.
  29. Gregory Kausner, "Regulatory Friendly Fire: How ITAR Undermines the Alliance It Was Built to Protect," War on the Rocks, May 18, 2026, https://warontherocks.com/cogs-of-war/regulatory-friendly-fire-how-itar-undermines-the-alliance-it-was-built-to-protect/.
※ "세종포커스"에 게재된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세종연구소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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