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포커스] 이란전쟁은 국제규범에 어긋난 “예방전쟁” (Preventive War): 분석과 시사점

Date 2026-05-12 View 223

2026년 2월 28일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란전쟁이 중동과 유럽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세계 경제를 큰 혼란에 빠뜨렸다. 이란전쟁은 국제법과 상식의 기준에서 허용될 수 있는 전쟁인지에 대한 합법성 논란을 야기했다.
이란전쟁은 국제규범에 어긋난 “예방전쟁” (Preventive War): 분석과 시사점
2026년 5월 12일
    전성훈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 dr.cheon@sejong.org
       2026년 2월 28일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란전쟁이 중동과 유럽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세계 경제를 큰 혼란에 빠뜨렸다. 이란전쟁은 국제법과 상식의 기준에서 허용될 수 있는 전쟁인지에 대한 합법성 논란을 야기했다. 더 나아가 나토 회원국들이 전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대서양 동맹의 위기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의 스타머 총리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첫 공습 시에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서 영국의 공군기지 사용을 불허했고, 이란의 반격으로 미군이 공격받는 상황이 된 이후에야 동맹차원의 집단자위권을 발동해서 미국이 방어적 목적으로 영국기지를 사용하는데 동의했다. 스타머 총리는 3월 2일 의회에서 자신이 첫 공습시 영국기지 사용을 불허한 이유를 설명했는데, 그의 견해는 다른 나토 회원국들이 전쟁에 대한 입장을 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1) 메르츠 독일 총리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전쟁의 수행 전략이 없으며 미국 전체가 이란에 모욕당하고 있다고 비판한 후2) 미국 전쟁부가 주독 미군 5천 명 철수를 발표하면서 나토 동맹의 결속에 대한 의문도 더 커졌다.3)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4월 말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관철하겠다면서 “해양자유연합”(Maritime Freedom Construct: MFC) 구상과 5월 4일 비슷한 내용의 “해방 프로젝트”(Freedom Project)를 제안했다. 그러나 나토 회원국들은 이란전쟁 개입 불가 원칙을 견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하고, 종전이나 무기한 휴전으로 분쟁이 종식된 후에 호르무즈 해협에서 자유로운 통항을 보장하기 위한 별도의 다국적 연대를 추진중이다. 이란전쟁의 합법성 여부는 나토를 포함한 미국 동맹국들과 국제사회의 지지 여부는 물론 전쟁이 끝난 후에도 이 전쟁의 역사적 평가를 좌우할 핵심 문제다. 루비오 국무장관이 5월 8일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를 만난 후 기자들에게 “왜 아무도 이란전쟁을 지지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4) 이 글에서는 이 전쟁이 국제규범을 어긴 예방전쟁이고 선제공격의 명분으로 내세운 논리가 약하기 때문에 국제적인 호응을 받지 못한다는 점을 설명하고, 당면한 정책현안인 미국의 해양자유연합 구상과 해방 프로젝트 참여 요청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제안하고자 한다.
    “방어전쟁” (Defensive War)
       국제법적으로 이론의 여지 없이 정당화되는 전쟁은 순수한 자위권 행사 차원의 방어 전쟁이다. 이는 국제규범에 부합하는 합법적인 전쟁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전쟁”(war of necessity)라고 부른다. 통상 유엔헌장에 규정된 자위권 행사라는 점이 명백하게 인정되거나 유엔안보리 결의(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 UNSCR)로 승인된 전쟁이 해당된다. 유엔헌장 제51조는 회원국의 자위권 행사 권한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5)

    Nothing in the present Charter shall impair the inherent right of individual or collective self-defence if an armed attack occurs against a Member of the United Nations, until the Security Council has taken measures necessary to maintain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Measures taken by Members in the exercise of this right of self-defence shall be immediately reported to the Security Council and shall not in any way affect the authority and responsibility of the Security Council under the present Charter to take at any time such action as it deems necessary in order to maintain or restore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정당한 방어전쟁의 대표적인 사례가 1950년 한국전쟁이다. 북한의 전면 남침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있는 상태에서 자위권 행사에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 창설된 후 처음으로 발생한 국제분쟁에 직면한 국제연합은 다음과 같이 다섯 개의 안보리 결의를 채택하고 한국전쟁에 국제사회가 개입할 수 있는 명분과 태세를 갖췄다. 유엔사령부가 창설된 지 76년이 된 지금까지 건재한 것은 명백한 침략 행위를 격퇴하기 위해서 유엔 차원의 탄탄한 법적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 UNSCR Resolution 82 (1950) of 25 June 1950 [S/1501]
    한국 정부가 합법적으로 출범한 정부임을 인식하고 북한의 남침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적대행위의 즉각적인 종식과 북한군이 38선 이북으로 철수할 것을 요구
    ● UNSCR Resolution 83 (1950) of 27 June 1950 [S1511]
    북한이 적대행위 종식과 38선 이북으로의 철수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해 긴급한 군사조치가 필요하며 유엔 회원국들이 한국에게 북한의 공격을 격퇴하는 데 필요한 도움을 주도록 권고
    ● UNSCR Resolution 84 (1950) of 7 July 1950 [S1588]
    미군 사령관이 지휘하고 유엔의 깃발을 사용하는 통합사령부를 창설하고 유엔 회원국들은 유엔군사령부에 병력 및 기타 지원을 제공하도록 촉구
    ● UNSCR Resolution 85 (1950) of 31 July 1950 [S/1657]
    한국민들이 겪는 고통을 감안하여 유엔군사령부는 민간인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의 모든 지원을 유엔군사령부에 전달
    ● UNGA Resolution of 7 October 1950 [A/RES/376(V)]
    통일되고 독립적이며 민주적인 한국 정부의 수립을 목표로 한반도의 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선거를 포함한 모든 절차가 이 목표 달성에 부합하도록 하며 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회를 설립

      19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발생한 걸프전쟁도 1991년 4월 3일에 채택된 안보리 결의 678호에 의거해서 미국 주도의 34개국 다국적 연합군이 결성되었다. 2001년 아프간전쟁도 아프간에 근거지를 둔 탈레반이 9/11 테러를 감행함으로써 침략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있는 상태에서 미국의 자위권 행사에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 나토 회원국들이 창설 이후 처음으로 나토 조약 제5조의 집단안보 조항을 발동했다는 사실도 아프간전쟁의 법적 정당성을 뒷받침한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의 경우 부시 행정부가 전쟁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안보리 결의를 채택하려고 노력했지만 회원국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고,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개발중이라는 이유만으로 선제공격을 감행했다.
    “선제전쟁” (Preemptive War)
      국제법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또 하나의 전쟁 유형은 위협을 인식한 당사국이 적대국을 먼저 공격하는 “선제전쟁”(preemptive war)이다. 선제전쟁 역시 합법적인 전쟁이자 불가피한 전쟁으로 간주될 수 있다. 다만 선제공격을 한 당사국은 먼저 공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즉 적대국이 제기한 구체적인 위협의 내용을 전쟁 종료 후에라도 국제사회에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제공격을 가장해서 예방공격을 감행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는데 2003년 이라크 전쟁이 여기에 해당한다. 부시 행정부는 전쟁을 개시하면서 명분으로 제기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실태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전쟁도 9년을 끌었다. 미국 국민은 물론 세계 여론으로부터 미국이 명분 없이 수렁에 빠진 전쟁이라는 지탄을 받았고, 미국 사회는 지금도 이라크 전쟁이 남긴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이라크 전쟁은 해외 전쟁에 반대하는 MAGA 세력이 탄생하는 데 중요한 동기가 되었다.
    “예방전쟁” (Preventive War)
      국제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전쟁이 예방전쟁이다. 적대국의 위협이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위협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가정하에 위협의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취지에서 감행하는 전쟁이다.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비합법적인 전쟁이며 전쟁을 벌인 측이 스스로 “선택한 전쟁”(war of choice)이다. 어느 나라든 아무런 명분과 이유도 없이 전쟁을 시작하는 경우는 없으므로 순수한 예방전쟁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선제전쟁을 시작하며 제기한 명분과 이유가 후에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고 전쟁의 정당성과 합법성을 확보하지 못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예방전쟁으로 규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2026년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대표적인 사례다.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저강도 분쟁이 계속되긴 했지만 러시아의 기습 침공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위협은 없었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전반적인 인식이다. 나토와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불법 침략을 유럽은 물론 세계 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우크라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도 이란전쟁을 정당화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이고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1991년 걸프전쟁이나 2001년 아프간전쟁과 달리 국제사회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저명한 국제법 전문가들도 이란전쟁이 유엔헌장 위반은 물론 전쟁범죄로 규정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6)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토 회원국들은 처음부터 이란전쟁은 자기들의 전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고,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미군이 자국 기지와 영공을 사용하는 것도 반대하거나 제약을 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을 선제공격한 명분으로 이란의 공격 임박설과 핵보유 야망 불포기설을 제기한다. 그러나 두 가지 설 모두 미국에 대한 이란의 명백한 군사 공격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을 정도의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아니기 때문에 국제사회를 설득하지 못했다.

    (1) 이란의 미국 공격 임박설

      이란이 미국을 공격할 것이 분명해서 즉, 미국이 긴박한 위협에 처했기 때문에 미국이 선수를 칠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는 루비오 국무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서 잘 드러난다. 루비오 장관은 3월 2일 언론간담회에서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이 불가피했던 이유를 설명했다.7) 문제는 본인의 인식과 판단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물증을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국제사회가 그의 인식에 동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It was abundantly clear that if Iran came under attack by anyone, the United States or Israel or anyone, they were going to respond and respond against the United States. We knew that there was going to be an Israeli action, we knew that that would precipitate an attack against American forces, and we knew that if we didn’t preemptively go after them before they launched those attacks, we would suffer higher casualties.

    There absolutely was an imminent threat, and the imminent threat was that we knew that if Iran was attacked – and we believe they would be attacked – that they would immediately come after us, and we were not going to sit there and absorb a blow before we responded.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이란의 위협이 임박했다는 본인의 ‘느낌’(feeling)에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은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의 3월 4일 브리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8) 레빗은 트럼프의 느낌이 팩트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역시 트럼프의 주관적인 느낌과 생각일 뿐, 국제사회가 호응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I think it was important with respect to the timeline, but I think the president, prior to that phone call, had a good feeling that the Iranian regime was going to strike United States assets and our personnel in the region. And the president was faced with a choice -- does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use our military and our capabilities to strike first to take out this threat that has been threatening our country and our people for 47 years?

    The President says it was his own feeling that Iran was going to attack. Why is it that across the administration you can't say what the imminent threat against the United States was that required us to launch this. And also, Prime Minister Starmer told Parliament today that his reason that he didn't allow the use of British bases was that he was not satisfied that there was a lawful basis and a viable thought through plan.

    This decision to launch this operation was based on a cumulative effect of various direct threats that Iran posed to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the president's feeling based on fact that Iran does pose an imminent and direct threat to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based on the fact that they are the world's leading state sponsor of terrorism.

      The president had a feeling, again based on fact, that Iran was going to strike the United States, was going to strike our assets in the region, and he made a determination to launch Operation Epic Fury based on all of those reasons. And I would like the media to actually report on all of them rather than just picking soundbites from one person in this administration and saying, oh, they're contradicting the other person.

    These decisions are not made in a vacuum. They are made by the president's feeling that Iran was going to strike the United States and our assets in the region and he was not going to sit back and watch that happen. The determination was made that the president was going to strike first alongside Israel and that has obviously been proven to be the right decision and an effective one at that.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의원은 3월 1일 CNN 방송에서 미국에 임박한 위협은 없었다면서 이란전쟁은 임박한 위협이 있어서가 아니라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9) 트럼프가 과거 대통령들과 달리 정보판단과 전략적 조언을 듣지 않고 본인의 본능에 따라 움직이고 있으며 사실을 얘기하지 않고 자신의 결정을 따르기만 하는 측근그룹에 둘러싸여 있다는 비판도 있다.10)

    (2) 이란의 핵보유 야망 불포기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전쟁이 정당하다는 근거로 내세우는 두 번째 논리는 이란이 각종 핵포기 합의와 국제제재에도 불구하고 핵보유 야망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2월 24일 발표한 연두교서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갖겠다는 사악한 야망을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반드시 이란의 핵보유를 막겠다고 밝혔다:11)

    They've already developed missiles that can threaten Europe and our bases overseas, and they're working to build missiles that will soon reach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fter Midnight Hammer, they were warned to make no future attempts to rebuild their weapons program, and in particular nuclear weapons, yet they continue. They're starting it all over. We wiped it out and they want to start it all over again and are at this moment again pursuing their sinister ambitions. We are in negotiations with them. They want to make a deal, but we haven't heard those secret words, "We will never have a nuclear weapon." My preference, my preference is to solve this problem through diplomacy. But one thing is certain, I will never allow the world's No. 1 sponsor of terror, which they are by far, to have a nuclear weapon. Can't let that happen.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쟁 개시를 알리는 대국민 발표에서도 이란이 핵보유 야망을 버리지 않고 핵프로그램을 재가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12)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보유에 반대한다고 발언한 사례 수십 개를 날짜별로 제시하기도 했다. 13)

      그러나 2025년 6월 단행한 핵시설 공습(Midnight Hammer 작전) 직후 트럼프 본인은 물론 주요 당국자들이 “싹 쓸어버렸다”(obliterated)고 선언한14)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이 전쟁이 시작된 2월 28일 시점에 단시간 내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복원되었다는 데 대해서는 대다수 전문가들이 의문을 갖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수 주내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일련의 공격으로 상당수 핵시설이 파괴되었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게 정설이다.15) 미국 정보공동체는 전쟁 전에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지 않으며 전쟁이 나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걸프지역의 미군을 공격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16) 또한 이란이 핵탄두 1발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간을 2025년 6월 이전에는 3-6개월, 이후에는 9-12개월 정도로 평가했고, 2026년 이란전쟁 후에도 최대 1년이라는 판단을 유지하고 있다.17) 미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미사일도 2035년 정도에나 가능할 수 있다는 게 2025년 5월 미국 국방정보국(DIA)의 평가다.18) 이란의 미국 공격 임박설과 마찬가지로 핵보유 야망 불포기설도 구체적인 자료와 물증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의 주관적인 판단과 주장일 뿐이고 과학기술계의 의견과도 배치되기 때문에 전쟁의 정당성에 대한 지지를 얻지 못하는 것이다.
    정책적 시사점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합리적이고 신중한 자세로 이란전쟁에 대처했다고 평가된다. 한편으로 경제적 충격을 해소하기 위해 국내외적으로 기민하게 움직였고, 다른 한편으로 국제적 지지가 없는 전쟁에 연루되지 않으면서 한미동맹을 관리하기 위해 신중하고 사려 깊게 접근했다. 나토 회원국들이 이란전쟁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라고 선언했듯이, 정부는 앞으로도 이란전쟁은 한국의 전쟁이 아니라는 기본 입장 하에 정교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지금 정부 앞에 닥친 가장 큰 과제는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의 문제다. 이는 나토 회원국들도 주시하고 있는 예민한 사안이다. 3월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를 콕 찍어서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자, 미국을 제외한 G7 국가들과 일본이 3월 19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19) 성명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비판하고 해양안보와 항행의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안전한 항행을 위해 적절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성명의 핵심은 이란전쟁에 연루되지 않는 나라들이 모여서 전쟁이 일단락되고 호르무즈 해협에 긴장이 해소된 이후에 기뢰제거 등 안전한 통행을 위한 협력을 하자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50여 개국이 이 성명에 동참했고, 영국과 프랑스 주도로 정상회의를 개최했으며 군사적 차원의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4월 말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관철하겠다면서 해양자유연합 구상과 해방 프로젝트를 제안함으로써 영국·프랑스 주도의 국제연대와의 관계 설정이 중요한 현안이 되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5월 4일 한국 화물선 나무호가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면서 한국의 군사적 참여를 직접적으로 압박하는 상황이다.20) 정부 일각에서는 한미간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미국의 요구를 무시하기 어렵고 경색된 한미 관계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수락하자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21) 나무호가 피격되었으므로 미국의 요청에 응하는 것이 맞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란전쟁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지 못한 예방전쟁이라는 특성, 우리가 참여하고 있는 영국·프랑스 주도의 국제연대가 이 전쟁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는 점, 이란은 미군 주도의 구상에 참여하는 나라를 교전국으로 간주할 것이라는 사실, 향후 중동의 강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큰 이란과의 원만한 관계 설정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의 해방 프로젝트 참여는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나무호 피격 문제는 공격 주체가 확정되는 대로 외교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같은 시기에 자국 선박이 피격당한 중국, 프랑스, 태국 등도 외교적 항의 정도로 대응을 자제하는 것은 자칫 이란전쟁에 연루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로서는 영국·프랑스 주도의 국제협력에 적절하게 참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설혹 기뢰 제거나 상선 보호를 위한 군함을 파견하더라도 이란전쟁과 분명하게 선을 그은 제한된 협력이라는 점에서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러한 국제연대는 이란에 대한 외교적인 압박으로 작용함으로써, 자유로운 항행을 보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정부가 나무호 피격 사태 후 사건을 과소평가하고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서 국민의 불신을 자초한 것은 바람직하지 못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전쟁이 진행중이라는 엄중한 인식하에 총력외교 체재를 가동해서 26척 우리 선박의 안전 확보에 힘써야 한다.

    1) “The UK did not believe in regime change from the skies...., We all remember the mistakes of Iraq, and we have learned those lessons. Any UK actions must always have a lawful basis, and a viable thought-through plan.” Jessica Elgot and Dan Sabbagh, "Starmer says UK will not join ‘regime change from the skies’ on Iran," The Guardian, March 2, 2026.
    2) Jim Tankersley, "Trump’s Clash With Merz Shows It’s Hard to Stay Friends With the President," New York Times, April 29, 2026.
    3) Patrick Wintour, "Hope out of chaos: how the dark era of Trump is creating a new approach to global politics," The Guardian, May 2, 2026.
    4) Crispian Balmer, "Rubio questions allies' support on Iran following Italy talks," Reuters, May 9, 2026.
    5) https://www.un.org/en/about-us/un-charter/full-text
    6) Tom Dannenbaum et al., "Over 100 International law experts warn: U.S. strikes on Iran violate UN Charter and may be war crimes," Just Security, April 13, 2026.
    7) Secretary of State Marco Rubio Remarks to Press, Washington, D.C., March 2, 2026.
    8) Press Briefing: Karoline Leavitt Holds a Press Briefing at The White House. March 4, 2026
    9) Jacob Wendler, "Sen. Mark Warner says he saw 'no intelligence' of imminent threat from Iran," Politico, March 1, 2026.
    10) Jeremy Bowe, "Trump is waging war based on instinct and it isn't working," BBC, March 29, 2026.
    11) President Donald Trump's State of the Union address, delivered on Tuesday, Feb. 24, 2026, as transcribed by The Associated Press.
    12) “Iran rejected every opportunity to renounce their nuclear ambitions, and we can't take it anymore. Instead, they attempted to rebuild their nuclear program and to continue developing long range missiles that can now threaten our very good friends and allies in Europe, our troops stationed overseas and could soon reach the American homeland.” "Fact-checking statements made by Trump to justify U.S. strikes on Iran," PBS News, February 28 2026.
    13) “74 Times President Trump has made clear that Iran cannot have a nuclear weapon,” The White House Press Release, March 2, 2026.
    14) Iran’s nuclear facilities have been obliterated — and suggestions otherwise are fake news, The White House Press Release, June 25, 2025.
    15) Dan Vergano, "Iran was nowhere close to a nuclear bomb, experts say," Scientific American, March 11, 2026.
    16) Alex Nitzberg, "US intel community agreed before war 'Iran wasn't developing a nuclear weapon': ex-counterterrorism chief," Fox News, May 8, 2026.
    17) Gram Slattery, Jonathan Landay and Erin Banco, “Exlusive: US intelligence indicates limited new damage to Iran’s nuclear program, sources say,” Reuters, May 5, 2026.
    18) "Fact-checking statements made by Trump to justify U.S. strikes on Iran," PBS News, February 28 2026.
    19) Joint statement from the leaders of the United Kingdom, France, Germany, Italy, the Netherlands, Japan, Canada and others on the Strait of Hormuz, Press release, Government of the United Kingdom, March 19, 2026,
    20) 이유미, "트럼프 ‘이란, 韓화물선 공격…韓, 작전 합류할 때 됐다’ 압박," 연합뉴스, 2026년 5월 5일.
    21) 임형섭, "靑, 호르무즈 대응전략 고심…美 요청에 '국내법 감안해 검토'," 연합뉴스, 2026년 5월 5일; 윤다빈, "정부 '美 주도 호르무즈 연합체 참여 유력 검토'," 동아일보, 2026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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